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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통해 오지에서도 인터넷
발사 비용 10분의 1로 싸지고
국가 보안 측면에서도 최근 주목

"중국이 제2의 스타링크를 만드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중국의 '국가 네트워크(궈왕) 프로젝트'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2016년 '총 1만2992기의 위성을 쏴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중국이 최근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리면 통신망이 깔려 있지 않은 오지에도 인터넷을 보급할 수 있다. 중국은 이 위성 인터넷을 국가 중요 인프라 중 하나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출시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전 세계가 우주 인터넷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이 시장은 스타링크가 장악해왔지만, 세계 각국 기업들이 본격적인 위성 통신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위성 인터넷은 지상 통신망 두절 시 활용할 수 있는 중요 인프라로 유럽연합과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이다.

◇성큼 다가온 위성 인터넷 시대

위성 인터넷은 자금이나 기술 측면에서 진입 장벽이 높았다. 인공위성을 로켓에 실어 지구 밖으로 쏘아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500㎏ 미만 우수 소형 위성을 만들 수 있게 됐고, 스페이스X가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개발하면서 발사 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위성 인터넷 시대가 본격 개막한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드마케츠에 따르면, 2022년 82억2000만달러(약 10조8000억원) 규모인 전 세계 위성 통신 시장은 연 평균 11.6%씩 성장해 2030년엔 197억1000만달러(약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선두 주자인 스페이스X는 지난 2021년 10월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3500여 기의 저궤도 인공위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엔 전 세계 사용자가 150만명을 넘어섰다. 작년 12월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50만명을 추가한 것이다. 일 평균 가입자는 최근 3600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현재 스타링크는 전 세계 53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국내서는 올 연말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영국의 위성통신 기업 원웹은 스타링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원웹은 지난 3월 위성 36기를 쏘아 올렸다. 2019년 2월 첫 위성을 쏘아 올린 이후 18번째 발사로, 이번 발사로 총 618기의 위성을 쐈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 시작을 위한 1세대 저궤도 군집 위성을 완성한 것이다. 원웹은 연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원웹의 위성은 무게가 150㎏이고, 위성 1기가 알래스카 면적에 해당하는 172만㎢에 인터넷을 서비스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와 우주 여행 경쟁을 벌이는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은 카이퍼(Kuiper) 프로젝트를 통해 위성 통신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 2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최종 사업 승인을 받았고, 조만간 시범 위성 2기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하루 최대 4기의 위성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을 미 워싱턴주에 건설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에 필요한 안테나 3종을 공개했다. 아마존은 내년 말부터 본격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군사 보안 측면으로도 주목

최근 우주 인터넷은 국가 보안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기존 통신망이 붕괴했을 때 대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의 대규모 폭격을 받아 인터넷망이 붕괴한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의 지원을 받아 전세를 역전할 수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단말기 1만5000대를 지원했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스타링크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후 핵심 서비스를 재건하는 데 필수적이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이란 정부가 확산하는 시위를 막기 위해 인터넷을 끊자 이란 일대에 스타링크를 지원했다. 최근 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에서도 스타링크가 사용됐다.

세계 각국은 우주 인터넷의 인프라와 안보적 측면에 주목하며 자체적으로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작년 11월 60억유로(약 8조5000억원)를 들여 자체 위성 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EU는 2027년까지 위성 인터넷 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잡았다. EU는 "이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이나 자연재해 발생 시 지상 네트워크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더 적극적이다. 현재 중국 민간 기업인 베이징 톈빙기술은 한 번에 60기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군 당국은 이를 위해 발사대를 건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중국은 최소 7808개의 저궤도 위성 발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래픽] 세계 위성통신 시장 규모 / 우주 인터넷 시장 경쟁 기고자 :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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