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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플라자] AI 사용 의혹 웹툰에 쏟아진 별점 테러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발행일 : 2023.05.25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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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웹툰에 별점 2점대 작품이 등장했다. 별점을 후하게 줘서 대부분 작품이 9.5점 이상 평가를 받는 네이버 웹툰의 특성상, 작품이 별점 2점대를 받았다는 사실은 무언가 작품을 둘러싼 심각한 논란이 발생했다는 증거다. 이 작품은 대체 어떤 논란이 있었기에 이런 혹평을 받게 된 것일까? 문제의 발단은 해당 작품에 AI가 생성한 그림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되었다. 일부 독자는 작화에서 AI가 이미지를 생성했을 때 나오는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점들을 지적했다. 이에 관련 논란이 커지면서 현재 해당 작품 1화의 댓글 창은 AI를 통한 작화 생성에 대한 격렬한 비판 여론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이미지 생성 AI를 둘러싼 논란은 이 작품에서 처음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네이버 시리즈의 한 웹소설은 작품 표지에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사용해 비난 끝에 표지를 교체했다. 사실 논란 자체는 NovelAI가 이미지 생성 기능을 공개한 작년 10월에 시작되었는데, 공개 직후부터 네이버 웹툰의 모 작품은 AI 생성 이미지를 활용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빠르고 간편하게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AI 이미지 생성이 격렬한 비판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논의의 초점이 AI 이미지 생성 그 자체가 아니라 AI로 생성한 이미지의 '상업적 이용'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생성 AI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사람이 직접 그린 이미지를 학습하고, 그를 바탕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합성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창작자가 직접 그린 이미지들이 사실상 어떠한 저작권 보호도 없이 학습에 사용된다는 데 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인지력과 노동력을 투입해 만들어낸 작품이 보상을 받기는커녕 저작권 보호도 받지 못한 채 타인에 의해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는 것에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비단 이미지 창작자들뿐 아니라 다른 영역의 창작자들까지 생성 AI의 상업적 사용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독자도 비판 대열에 가세하고 있는데, AI 활용이 보편화되면 작품 전반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AI 생성 이미지의 상업적 활용을 원천봉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웹툰 시장은 갈수록 자본 및 노동 집약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웹소설 원작 웹툰이 늘어나면서, 독자들은 빠르게 원작의 내용을 따라가면서도, 동시에 원작의 여러 매력적 서사를 최대한 덜 생략하는 작품들을 선호하게 되었다. 주간 연재의 특성상 이런 작업을 해내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이는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웹툰 스튜디오와 웹툰을 공급하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비용 최적화 관점에서 작업 효율성을 늘려줄 것으로 기대되는 생성 AI를 활용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모든 사회문제가 대개 그러하듯이, AI 생성 이미지를 둘러싼 논의도 서로 다른 지향성의 충돌로 정의할 수 있다. AI 웹툰 문제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창작자 권리 보호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기술 발전 속도로 미루어 볼 때, 아마 생산성 향상의 유혹은 앞으로 더욱 강해지면 강해졌지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AI와 저작권 이슈에 관심 없는 많은 소비자는 생산성 향상의 입장에 더 우호적일 공산이 크다. 하지만 창작 산업은 단순한 생산성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창작자 본연의 가치가 인정받아야만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그러니 기술 발전을 활용하면서도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새로운 제도적 장치와 협약이 요구되는 시점이, 도둑처럼 찾아온 것이다. 마침 할리우드 작가 노조도 AI 생성 각본에 문제를 제기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문화 산업이 갈수록 지구화되는 오늘날, 할리우드와 네이버 웹툰은 결국에는 같은 문제를 공유하게 된 셈이다. 국제적인 관점의 논의와 제도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기고자 :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93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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