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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아이들에게 친절한 세상

    임미다 2023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자

    발행일 : 2023.05.25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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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에서 상담 교사로 일하고 있는 지인이 학교에서 만나는 한 아이의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쉬는 시간마다 찾아와 여러 가지를 묻고, 콧노래를 한참 부르고,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려도 교실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 열 살짜리 아이의 엉뚱함은 이야기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빙그레 미소 짓게 만들었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가 없는 탓일까, 아이는 상담실에 와서야 배시시 웃는다고 했다. 지인의 말 속에서 아이를 아끼는 마음과 걱정하는 마음이 함께 느껴졌다. 귀찮아하지 않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였다가 그 말들을 마음에 담아 온 지인의 모습을 보며 소설 '안내를 부탁합니다'를 떠올렸다.

    미국의 아동문학가 폴 빌리어드의 이 소설은 교환원이 전화를 연결해 주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여섯 살 무렵의 어린 '나'는 기계 속에 '안내를 부탁합니다'라는 사람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자주 '안내'를 찾았고 전화기 속의 사람은 만능 해결사처럼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슬픔을 위로해 주었다. '안내'가 얼마나 자신을 배려했었는지 주인공은 시간이 흐른 후에 깨닫게 된다.

    어른이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하는 모습에 감탄할 때가 있다. 이는 미숙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안내'와 같은 주변의 어른을 통해 위기와 곤경에서 슬기롭게 빠져나오는 힘을 배운 까닭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의 문제가 아닌 어른의 문제로 아이를 곤란 속에 두는 경우도 있다. '노키즈존'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일부 보호자의 문제 행동을 헤아려야 하는 일이다. 식당에 들어가 앉는 일부터 계산하고 나올 때까지가 아이들에겐 모두 경험이고 학습이다. 유난한 배려를 받기보다 어른이든 아이든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공공의 예절을 배워가야 한다. '노키즈존' 팻말 앞에 서서 곤란해하던 아이의 표정이 생각난다. 우리 아이들이 '안내를 부탁합니다'를 찾는다면, 누구든 슬기로운 '안내'가 되어 함께 사는 삶을 가르쳐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기고자 : 임미다 2023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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