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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셜미디어, 어린이·청소년에 큰 위험"

    조성호 기자

    발행일 : 2023.05.25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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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보건 책임자가 이례적 경고

    미국 정부의 공중보건 최고 책임자인 의무총감(Surgeon General)이 23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으니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의 의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영향력을 가진 직책인 의무총감이 소셜미디어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냈다는 것은, 그만큼 소셜미디어 중독이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보건 병폐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벡 머시(46) 미국 의무총감 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와 청소년 정신건강-미 의무총감의 경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25쪽짜리 보고서는 소셜미디어가 어린이와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주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에 대해 기술한 뒤, 소셜미디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정신 건강을 피폐하게 만들 잠재적 위협 요인에 대해 담았다. 머시 총감은 보고서에서 "소셜미디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복지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충분한 지표가 있다"며 "전국적으로 젊은 층의 정신 건강 위기 상황이 나타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를 주요 유발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번 보고서에 제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 건강이 나빠질 위험이 2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는 소셜미디어 사용 제한이 청소년과 성인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실험 결과도 담겼다. 머시 총감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3주 동안 매일 30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결과, 우울증의 심각도가 35% 이상 개선됐다"고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사용이 신체 문제를 유발하고 지속시켜 음식 섭취와 수면의 질에 영향을 주고 자존감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청소년은 단순히 작은 성인이 아니며 두뇌 발달의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정책 입안자, 테크 기업, 부모와 보호자, 어린이와 청소년 당사자, 연구자들이 각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가정에서는 식사 시간을 지키고 사회적 유대감 형성과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면 모임에는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장했다.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을 정한 '가족 미디어 계획'이나 특정 장소에선 전자기기 사용을 하지 않는 '테크프리존'을 만드는 것도 방법으로 꼽았다.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에 대한 최소 연령 제한을 강화하고 안전과 개인 정보 보호 기준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소셜미디어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닌 안전을 우선시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것도 권고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연령에 적합한 건강·안전 표준을 개발하고 시간과 콘텐츠를 제한할 것을 촉구했다.

    의무총감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어려운 미국만의 특별한 직책이다. 미국은 보건사회복지부 아래에 6000여 명 규모의 PHSCC를 두고 재난 예방, 국민 정신 건강 관리 등 임무를 맡긴다. 이 조직의 수장이 의무총감이다. 1798년 존 애덤스 대통령이 해군 병원 설립 법안에 서명한 것이 PHSCC 기원이다. 이 때문에 단원들은 해군 장교 신분이다. 의무총감 역시 계급상으로는 3성 장군(부제독)이다.

    의무총감 명의 보고서는 미국 사회의 주요 보건 정책을 좌우해왔다. 1964년 당시 루서 테리 의무총감이 담배의 해악을 강조한 이후 미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담뱃갑에 경고문이 부착되고 TV·라디오 광고가 금지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TV·비디오게임의 폭력성(1972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1986년), 음주 운전(1989년), 비만(2001년), 총기 폭력(2015년), 외로움(2023년)도 의무총감의 권고로 인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그래픽] 소셜미디어 사용 관련 주요 권고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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