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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주자는 해외 시장 개척으로 대응… 게임업계만 관심 뜨거워

'미래 신산업'으로 주목받다 최근 부진을 겪는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이 고민에 빠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메타버스 이용률은 4.2%(6월 9941명 조사 기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10대 미만(20.1%), 10대(19.1%)를 제외하면 나머지 연령대는 이용률이 한 자릿수였다. 국내에서 구글을 통한 '메타버스' 검색 빈도는 지난 3월 평균 30에 그쳤다. 검색 빈도가 100에 가까울수록 관심도가 높다고 보는데, 2021년 11월 97에서 약 1년 만에 3분의 1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해외에서도 올 들어 월트 디즈니가 메타버스 개발 부서를 없앴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메타버스 서비스 알트스페이스의 VR(가상현실)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처럼 메타버스 관심도는 크게 줄었지만, 국내 기업들은 메타버스가 미래 새로운 먹거리 역할을 할 가능성 때문에 손을 떼지 않고 해외 진출 등 갖가지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나마 메타버스 성공 가능성이 좀 더 커 보이는 게임 분야에선 국내 게임업체들이 신규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기존 기업들은 해외 모색

네이버 계열사인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는 2018년 8월 시작한 뒤 현재 누적 이용자 4억명이 넘는데, 이 중 95% 이상이 해외 이용자다. 제페토는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고,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다. 작년 8월 사용자 수가 처음 2000만명을 넘었지만,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제페토는 해외 이용자 공략을 위해 구찌·자라 등 패션 브랜드부터 K팝 아티스트들까지 총 150개 이상의 브랜드와 제휴를 맺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2021년 7월 출시된 SK텔레콤의 '이프랜드'는 작년 11월 북미·유럽·중동 등 49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최근에는 독일 도이체텔레콤 등 현지 통신사들과 협약을 맺고 전용 공간, 옷 등을 개발해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잠재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는 게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라고 했다.

후발 기업들은 시범 서비스를 통해 조심스럽게 메타버스 진입을 시도 중이다. 올 초 KT는 '지니버스', LG유플러스는 '키즈토피아'라는 메타버스 서비스의 시범 버전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전망이 좋지 않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주류 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가 지난해 13국의 TMT(기술·미디어·테크) 기업 경영진 7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올해 메타버스 투자 예산이 5% 미만"이라고 했지만, 응답자의 50%는 "향후 5~10년 동안 메타버스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심 갖는 게임업계

그나마 넷마블·넥슨 등 게임업계의 관심은 뜨겁다. 넷마블은 지난달 뉴욕 맨해튼 등 주요 도시의 실제 모습을 구현한 부동산·보드게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메타버스 안에서 토지를 소유하고,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넥슨은 작년 9월 게임 메이플스토리 팬들을 겨냥한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시범 서비스를 출시했고, 11월엔 수익화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들은 의상·아이템을 만들어 타 이용자에게 팔고 받은 코인을 현금화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도 현재 스터디그룹·온라인 모임 등이 가능한 '미니버스'를 개발 중이다.

게임 업체들의 메타버스는 소셜 네트워킹이 중심인 기존 제페토·이프랜드와 달리, 게임 자체 또는 게임 내 콘텐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임업계가 주로 공략하려는 젊은 연령층이 현재 메타버스 주요 이용층인 점도 게임업체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버스(Metaverse)

온라인상의 3차원 가상 세계를 가리킨다. 가상·가공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세계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이용자는 자신을 대표하는 가상 캐릭터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과 교류하고,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래픽] 지난해 국내 메타버스 이용률

[그래픽] 구글 통한 '메타버스' 검색 빈도 기고자 : 채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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