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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 가계 부채가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다. 부동산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주택 담보 대출은 늘었지만, 고금리 고통에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 대출이 더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3일 '2023년 1분기 가계 신용'에서 지난 3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가 1853조9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 말과 비교하면 분기 중에 13조7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가계 부채 감소 폭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가장 컸다. 가계 부채는 작년 4분기(4조1000억원 감소)에 2013년 1분기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직전 분기보다 줄었는데, 이 추세가 1분기엔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지속된 것이다. 가계 부채는 1년 전과 비교해도 9조원(0.5%) 줄었는데, 분기별로 집계한 가계 부채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이 집계한 가계 신용(가계 부채)은 우리나라 가계가 은행·보험사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가계 대출)과 소비자가 대금을 결제하기 이전의 카드 이용액 등(판매 신용)을 더해 산출한다.

1분기 말 가계 대출은 작년 말보다 10조3000억원 줄었다. 주택 담보 대출이 작년 말보다 5조3000억원 늘어난 1017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 대출이 포함된 기타 대출의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기타 대출은 작년 말보다 15조6000억원 줄었다. 고금리에 시달리던 가계가 올 들어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 대출을 주로 갚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엔 침체를 겪었던 주택 거래가 개선된 데다 정책 모기지 취급으로 주택 담보 대출은 늘었다”며 “하지만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연초 상여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아 기타 대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가계 대출이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고 했다. 1분기 판매 신용은 114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조4000억원 줄었다. 연말에 소비가 느는 계절적 요인이 올 초 없어진 데다,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면서 신용카드 이용액도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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