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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139) 신안 간재미찜

    발행일 : 2023.05.24 / 여론/독자 A3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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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선창에서 주낙을 당기면 간재미가 줄줄이 올라왔죠. 그때는 멀리 나갈 것도 없었어라."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최씨가 어렸을 때 기억을 들려줬다. 신안군 비금도와 도초도 사이의 '불섬'이라는 곳이다. 지금은 도초도 큰 섬과 이어졌다. 맞은편은 비금도로 파시(波市·바다 위에서 열리는 해상시장)촌이 형성될 만큼 어장이 활발했던 송치라고 부르는 어촌이 있다.

    두 마을 사이의 바다로는 흑산도와 홍도를 오가는 쾌속선이 지나간다. 흑산도로 유배된 뒤 '자산어보'를 쓴 손암 정약전도 이 길을 통했을 것이다. 두 섬 사이를 빠져나가면 칠발도어장이 펼쳐진다. 서남해를 대표하는 어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일대가 봄철이면 간재미가 많이 잡히는 대표적인 곳이다. 그 너머 서쪽으로는 홍어 어장이 형성되는 흑산어장이 있다. 도감에는 흑산홍어는 참홍어, 간재미는 홍어로 소개되어 있다. 간재미는 신안 외에 진도 청룡리, 당진 성구미 등이 유명하다. 모두 바다 밑에 모래가 섞인 갯벌이 발달하고 새우 등이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진도 지역 어민들은 생새우를 미끼로 간재미를 잡기도 한다.

    이번에 맛본 간재미는 비금도산이다. 비금도는 신안군에서 처음으로 천일염전을 시작했던 곳이다. 그곳 원평포구에서 가져온 것이다. 원평은 황석어 파시가 형성된 곳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정어리를 이용해 어유(魚油)를 만들기도 했다. 포구 북쪽으로 칠산바다가 이어진다. 간재미를 생물로 가져왔지만 하룻밤을 지낸 탓에 회보다 찜을 선택했다. 생물로 조리한 탕은 시원하고 개운해 소주 안주로 좋다. 하지만 깔끔한 막걸리 반주로는 찜이 어울린다. 조리도 매우 간단하다. 깨끗하게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하고, 솥에 물을 조금 넣고 찜기 위에 올렸다. 이제 찌기만 하면 된다. 그사이 고흥 텃밭에서 캐온 달래와 간장, 깨소금, 참기름으로 달래장을 만들었다. 봄이 무르익어가는 계절에 달래장과 간재미는 궁합이 잘 맞는다. 양념을 올려서 찔 수도 있지만 익히는 과정에서 흘러내리기에 피했다. 6월이 지나면 간재미를 통째로 쪄 먹는 것은 조심스럽다. 뼈가 억세진다.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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