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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프레리도그

    정지섭 기자

    발행일 : 2023.05.24 / 특집 A3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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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처럼 짖는 '굴 파기 선수'… 네덜란드보다 큰 '마을' 만든 적도 있대요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엠폭스(MPOX·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했어요. 이 병은 사람과 동물 간에도 전파될 수 있는 인수 공통 감염병이에요. 엠폭스를 옮길 수 있는 동물 중 하나로 프레리도그(prairie dog)도 꼽혔어요. 깜찍하고 앙증맞은 생김새로 동물원에서도 인기 만점인 동물인데 놀랍죠?

    '프레리'는 북아메리카 대초원을 일컫는 말이에요. 영어 이름을 그대로 번역하면 '초원의 개'라는 뜻이죠. 하지만 실제로는 다람쥐와 아주 가까운 설치류랍니다. 울부짖는 소리가 개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프레리도그는 미국 중부를 중심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걸쳐 있는 산악 지대와 초원 등에 살고 있어요. 다 자란 몸길이가 43㎝로 우리나라 다람쥐보다 훨씬 커요.

    프레리도그는 훌륭한 굴 파기 선수예요. 땅속 깊숙이에 미로처럼 복잡하게 연결된 굴을 파고 산답니다. 굴 곳곳에는 방을 만들어 아기를 키우는 곳, 잠을 자는 곳, 음식을 저장하는 곳 등 각각 다른 목적으로 쓴대요. 거대한 지하 주택 단지인 셈이죠. 굴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흙이 쌓여 있어요. 흙더미는 큰비가 내릴 때 굴로 물이 들이차는 것을 막아주죠. 흙더미에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면서 천적이 다가오는지 볼 수 있어 감시 초소 역할도 하고요. 천적에게 쫓겨 굴 속으로 도망칠 때는 최고 시속 56㎞까지 낼 수 있을 정도로 재빠르답니다.

    프레리도그는 사회성이 아주 강해요. 우두머리 수컷과 암컷 여러 마리, 그리고 그 새끼들로 한 가족을 이루고, 여러 가족이 모여서 커다란 집단을 구성하죠. 집단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굴이 생겨나죠. 이렇게 한 무리가 땅굴을 파고 살아가는 영역을 '마을'이라고 해요. 프레리도그의 마을 중에는 스위스나 네덜란드 면적보다 큰 경우도 있었대요.

    프레리도그가 땅속에 굴을 파고 사는 건 땅 위에 천적이 많기 때문이에요. 매·코요테·여우·뱀 등 정말 많은 육식동물이 프레리도그를 즐겨 사냥하거든요. 그래서 천적이 접근하면 같은 '마을'에 사는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려요. 이때 울음소리가 어떤 천적이냐,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다르대요. 과학자들은 프레리도그가 지구상에서 무리와 가장 복잡하고 다양하게 소통하는 동물 중 하나라고 해요.

    프레리도그는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동물이랍니다. 육식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프레리도그가 살다 떠난 굴은 방울뱀이나 올빼미 등 다른 동물의 안식처가 돼요. 프레리도그가 꾸준히 풀을 뜯어 먹어서 더 다양한 식물이 자랄 공간이 생기고요. 그 덕에 다른 초식동물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죠. 하지만 프레리도그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수난을 당했어요. 초원에 목장을 일군 사람들은 프레리도그들이 소가 먹을 풀을 죄다 먹어 치우고 나쁜 병도 옮긴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는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대요.
    기고자 : 정지섭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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