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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英 첼시 플라워쇼 금상

    이가영 기자

    발행일 : 2023.05.24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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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서 영감받은 한국 정원 출품, 195년 전통 정원 박람회서 수상
    해우소·DMZ 정원 이어 세번째

    한국의 정원을 세계 무대에 소개해 호평받은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47) 작가가 '2023 첼시 플라워 쇼'에서 금상을 받았다. 황 작가의 작품은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정원을 둘러보고 찬사를 보낼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첼시 플라워 쇼' 측은 23일(현지 시각) "한국의 정원 디자이너 황 작가가 지리산에서 영감을 얻은 정원 '백만 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A Letter from a Million Years Past)'를 출품해 주요 경쟁 부문인 '쇼 가든' 금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첼시 플라워 쇼는 1827년 처음 개최되어 제2차 세계대전을 제외하고 195년 넘게 이어져 온 정원 박람회다. 250년 역사를 가진 영국왕립원예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거의 매년 이곳을 찾았다. 올해에는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개막식이 열렸던 22일 방문했다. 황 작가 측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쇼 가든 출전작 12개 중 3개만 방문했는데, 황 작가 작품을 가장 먼저 찾았다. 설명을 들은 찰스 3세가 예정과 달리 정원 안에 들어가 보겠다고 해서 경호원들을 당황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3세는 정원을 둘러보고는 "정말 맘에 든다" "훌륭하다" 등 찬사를 쏟아냈다고 한다.

    황 작가가 마지막에 "안아봐도 되냐"고 물어보자 찰스 3세는 "물론"이라고 답하고는 웃으며 포옹해 줬다. 영국에서 국왕 등 왕실 인사들이 일반 대중과 악수 이상 접촉을 하는 일은 흔치 않다. 현장에 있던 BBC 취재진은 황 작가에게 "국왕이 정원 안으로 들어가다니 특별한 날"이라고 말했다.

    '백만 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는 지리산 동남쪽 약초 군락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총 200t 무게의 바위들을 배치해 지리산 숲속 지형을 재현했다. 바위 사이엔 지리산 젖줄을 표현한 작은 개울이 흘러 습도를 조절하도록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황 작가를 집중 조명했다. 이곳의 바위는 채석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스코틀랜드 산에서 채집한 것이다. 황 작가를 위해 운반된 바위들은 약 100년간 첼시 플라워 쇼 역사 중 가장 큰 돌이라고 한다.

    이번 정원 작품을 만들기까지 황 작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그는 첼시 플라워 쇼 출전작에 선정된 후 한국과 스코틀랜드, 웨일스를 누비며 바위와 식물을 옮기는 현장을 찾았다.

    황 작가는 정원을 통해 한국만의 고유한 정서와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정원 디자이너이자 환경예술가다.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건축업을 하던 두 남동생을 돕다가 자연스럽게 조경 작업을 하게 됐다. 2011년 첼시 플라워 쇼에 전통 화장실을 정원으로 승화한 '해우소'를 처음 출품해 아티즈 가든 부문에서 금상과 최고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DMZ: 금지된 정원'으로 쇼 가든 부문 전체 최고상(회장상)과 금상을 동시에 받았다. 올해 최고상과 인기상은 추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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