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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39명 보냈다, 안산 '특성화高의 반란'

    김연주 기자

    발행일 : 2023.05.24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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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전문 한국디지털미디어高

    소형 드론이 머리 위를 날자 "오~"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2일 경기도 안산시 한국디지털미디어고(디미고) 1학년 5반 학생 31명이 운동장에서 프로그램을 직접 코딩해 드론을 조종하고 있었다. '해킹방어과' 학생들이 듣는 '사물인터넷 서비스 기획' 수업이다. 정윤(17)군은 "파이선(프로그래밍 언어)으로 코딩해서 드론을 날리는 것"이라고 했다.

    'IT 특성화고(옛 전문계고)'인 디미고는 올해 신입생 186명 모집에 1000명 넘게 지원해 경쟁률이 '5.5대1'을 기록했다. 학령 인구 급감으로 신입생이 부족한 특성화고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 학교 인기는 오히려 치솟고 있다.

    수업 시간 절반을 IT 전문 과목을 배우는 특성화고인데 올해 졸업생 중 서울대 8명, 카이스트 3명, 연세대 18명, 고려대 13명씩 진학했다. 연세·고려대는 특성화고 전형이 별도로 있지만, 서울대와 카이스트는 별도 전형이 없는데도 10여 명 합격자를 냈다.

    ◇단순 강의식 수업 대신 팀별 프로젝트

    디미고는 2002년 개교 이듬해 횡령 등이 교육부 감사에서 드러나 한때 신입생 모집이 정원에 미달하고 재정난까지 겪었다. 이 학교의 변신은 2006년 김종현(62) ES그룹 회장이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김 이사장은 "IT 인재가 국가 미래"라는 생각으로 학교를 인수해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최신 실습 장비를 갖춘 정보기술센터, 체육관, 스마트팜 등을 지어 학교 규모를 2만7488㎡(8315평)에서 5만2509㎡(1만5883평)로 두배 가까이로 넓혔다.

    그는 수업의 질부터 관리했다. 교사를 뽑을 땐 학생들이 보는 '수능' 문제를 출제했고 수업 중 자는 학생이 없는지 직접 살폈다. 열정적인 교사에겐 매년 표창을 하고 외국 연수도 보내는 등 '보상'을 했다. 디미고에선 단순 강의식 수업은 찾기 힘들다. 팀별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업(PBL), 발표, 실습 수업이 대부분이다. 한 1학년 학생은 "우리 학교 선생님은 학원 강사 뺨치게 준비를 많이 하고 진짜 잘 가르친다"고 했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주말에만 외출하기 때문에 학원 다니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남승완 교장은 "자습실에서 공부하거나 수준별로 방과후 수업을 듣도록 한다"고 말했다.

    학교 자체 '성적 분석 프로그램'을 운영해 담임이 학생 성적 변화를 한눈에 관리할 수 있다. '베네듀'라는 자체 프로그램에는 수만개 모의고사 기출 문제가 들어있어 학생들이 스스로 취약한 문제를 찾아 풀 수 있다. 해설·EBS 동영상도 연계돼 있다.

    ◇창업 동아리 16개…"스스로 밤 새워"

    교내 창업 동아리만 16개다. 1학년 절반 이상이 참여한다. 2003년부터 중소기업벤처부의 '비즈쿨 사업'을 운영하며 창업 동아리에 지원금을 준다. 매점에서 실제 사용하는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 '디미페이'도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 함지연 정보컴퓨터 교사는 "누가 안 시켜도 방과 후 늦게까지 사업계획서 쓰고 토론하는 아이들이 수두룩하다"면서 "관심사가 비슷한 아이들이 함께 있으니 시너지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제페토(ZEPETO)' 김대욱 대표, 대학생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을 개발한 '비누랩스' 김한이 대표, 스크린골프 간편예약 서비스 '김캐디'의 공동 창업자 최재림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졸업생의 20%는 취업이나 창업을 하고 80%는 대학에 진학한다. 김종현 이사장은 "굴지의 미국 IT 기업 창업자들은 모두 중·고교 때부터 코딩 배우고 대학생 때 창업하는데 우리는 대학 가서 IT를 가르친다"며 "IT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더 일찍 공교육에서 많이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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