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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2013~2015년 기준)은 58.4kg으로 세계 1위다. 생일이면 미역국을 먹고,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에도 각종 젓갈이 들어간다. 이처럼 우리 국민은 물고기뿐만 아니라 패류, 해조류까지 두루두루 많은 수산물을 섭취하고 있다. 어업인으로서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어업인들에게 수산물이란 단순히 생계를 책임지는 경제적인 의미뿐 아니라 더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내 자식들이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길 바라며 챙겨 먹이는 보양식이자 건강식품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명절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감사의 의미로, 또 건강을 소망하는 뜻을 담아 전복·민어·조기·문어 등을 소중한 이에게 선물한다. 이러한 국민적 사랑은 어업인들에게 항시 자랑스러운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최근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이슈는 어업인에게 큰 위기로 다가온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국민의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 수 있고 이로 인해 수산업계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수산업계가 더욱 객관적·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앞두고 어업인들부터 태도와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수산물 안전에 대해 지나치게 의심하고 부정적 인식을 쏟아내면 국민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가 기르고 잡는 수산물에 대해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또 위생관리를 더욱 강화해 오염수 방출 이후에도 문제의 수산물이 식탁에 오르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우리나라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기준은 국제 수준보다 10배나 엄격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슘 기준으로 국제 수준보다 10배 강화된 100베크렐(㎏당) 이하인 것만 통관을 허용하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1000베크렐(㎏당) 이하인 수산물의 통관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의 세슘 관리 기준(㎏당 1200베크렐)과 비교해도 엄격하다. 실제 국내산 수산물을 검증해 보면 거의 검출되지 않을뿐더러 지난 10년간 기준치를 초과한 수산물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우려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후쿠시마 등 일본산 수산물 수입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고, 일본산 등 수입 수산물의 원산지 단속도 특별점검을 통해 철저히 진행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산물 소비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어업인들의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산물 소비 감소로 수산업계가 어려움에 부닥친다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어업인 지원 방안을 찾아주길 바란다. 수산물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먹거리다. 그 공익적 기능은 단순히 돈으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일본 오염수 방출을 앞두고 국민의 불안한 시선과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 어업인들도 노력해야 한다. 어업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수산물 위생에 힘써야 할 것이다. 국민이 우리의 노력과 진심을 알아준다면 이전처럼 수산물 소비를 계속해 줄 것이라 믿는다. 기고자 :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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