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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솜나물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발행일 : 2023.05.22 / 특집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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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줄 같은 흰색 털이 빼곡… 봄엔 혀 모양, 가을엔 긴 창 모양 꽃 핀대요

    식물은 1년에 한 번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그런데 봄과 가을에 모습이 전혀 다른 꽃을 피워 모습을 바꾸는 식물이 있어요. 잎과 줄기에 흰색 솜털이 아주 많은 '솜나물' 말이에요. 봄에 작은 잎과 흰색 꽃이 떨어지고 나면 가을에 깃처럼 갈라진 커다란 잎과 꽃대가 쑥 자라요. 전혀 다른 식물로 착각할 정도죠.

    솜나물은 국화과(科) 여러해살이풀로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 주로 자라요. 봄과 가을에 자라는 잎과 꽃 모양이 전혀 다르게 생겼어요. 먼저 잎은 뿌리에서 여러 개가 나오지만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달라요. 봄에 나는 잎은 길이가 5㎝ 정도로 작은 달걀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이에요. 반면 가을 잎은 길이 15㎝ 정도로 길고 넓적한 피침 모양으로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져 있어요.

    꽃도 잎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요. 꽃은 3~5월과 9~10월에 각각 꽃줄기 끝에 머리모양꽃차례 1개가 달려요. 머리모양꽃차례는 작은 꽃이 다닥다닥 붙어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모양을 말해요. 봄꽃은 한 뼘 안 되는 10㎝ 정도의 꽃줄기 끝에 하늘을 향해 펴요. 꽃잎 뒷면은 진한 자주색이고 앞면은 흰색이죠. 꽃이 피기 전 봉오리가 진한 자주색을 띠어 진한 색 꽃이 필 것 같지만 자줏빛은 흰색 꽃잎 뒷면에만 살짝 보여 정말 매력적이죠. 꽃 지름은 약 1.5㎝이며 가장자리에 흰색의 혀 모양 꽃이 수평으로 달려 있고 중앙에는 관 모양 꽃이 있어요.

    가을에 피는 꽃은 긴 창처럼 생겼어요. 뿌리에 모여난 잎 가운데 자란 약 60㎝의 꽃줄기 끝에 뾰족한 꽃봉오리가 달리죠. 가을꽃은 핀다는 표현이 어색하게 닫힌 상태로 피는 '닫힌꽃'이에요. 봄꽃이 열매를 잘 맺을 것 같지만 특이하게도 봄꽃은 열매를 잘 맺지 못하고, 가을꽃이 열매를 잘 맺는다고 해요. 닫힌꽃은 꽃봉오리가 열리지 않고 닫힌 상태에서 자기꽃가루받이(자가수분)가 이뤄져 바로 열매가 달리죠. 솜나물 씨앗에는 연한 갈색의 갓털이 있어 민들레처럼 바람에 멀리 날아간답니다.

    솜나물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거미줄 같은 흰색 털이 빽빽이 나 있는 식물이에요. 성냥이 없거나 귀하던 시절엔 말린 잎을 부싯돌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는 데 썼어요. 그래서 '부싯깃나물'이란 별명도 있어요. 솜나물의 어린 잎은 나물이나 떡을 해서 먹어요. 한방에서는 솜나물을 대정초(大丁草)라 해 달여 먹거나 술을 담가 먹었다고 해요. 습기를 없애고 해독·마비 증상을 치료하는 약재가 된다고 하네요.

    봄과 가을에 각기 다른 멋을 느낄 수 있게 변신하는 솜나물을 찾아보세요. 혹시 이미 봄에 핀 솜나물 꽃을 놓쳤다면 올해 가을과 내년 봄 그 장소에 다시 가보세요. 각기 다른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솜나물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기고자 :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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