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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러에 점령됐나

    정석우 기자

    발행일 : 2023.05.22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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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렌스키 "우리 마음속에만 있어"
    러시아 장악 인정하는 듯하다가 "함락 아니다" 부인 엇갈린 발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바흐무트가 파괴됐고,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를 점령했다고 전일 러시아 국방부가 주장했는데 이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로이터·AFP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G7(7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최대 격전지다. 전날 러시아 국방부와 용병 기업 와그너그룹은 "바흐무트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바흐무트에서 여전히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부인했는데 젤렌스키가 함락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G7에서 한 것이다. 젤렌스키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면담을 앞두고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점령했냐는 질문을 받고 "그들은 모든 것을 파괴했다. 안타깝고 비극이지만 오늘 바흐무트는 우리 마음속에만 있다"고 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갈려 있는 바흐무트는 동쪽을 러시아가, 서쪽을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이다. 지난해 여름 이후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수만 명의 사상자가 나온 격전지로 워싱턴포스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장"이라고 바흐무트를 묘사했다. 바흐무트가 함락될 경우 러시아의 서진(西進)이 가속화할 수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주장만을 두고 바흐무트가 실제로 러시아에 완전히 함락됐는지, 아니면 러시아가 바흐무트의 점령지를 이전에 비해 다소 늘렸다는 뜻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바흐무트가 파괴됐다"면서도 "나는 (함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엇갈리는 발언을 했다. 우크라이나 대변인 세르기이 니키포로프가 "대통령은 바흐무트가 점령됐음을 부인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모호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러시아군은 바흐무트에 있다. 오늘 바흐무트는 러시아에 점령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했다.

    와그너그룹과 러시아 국방부의 바흐무트 점령 주장을 두고 진실 공방이 여전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열세를 인정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BBC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바흐무트 통제를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0일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바흐무트의 모든 건물을 장악했고 닷새 안으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철수하고 러시아 정규군에 지역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와그너그룹의 공격 작전과 러시아군의 포병 및 항공 지원으로 아르툐몹스크 해방을 완수했다"고 밝혔다. 아르툐몹스크는 바흐무트의 러시아식 이름이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와그너 그룹 공격 부대와 러시아 정규군 부대가 바흐무트 해방 작전을 완수한 것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도 키이우 함락을 위한 각종 전투에서 고전한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 확보로 목표를 바꿨고, 같은 해 5월부터 바흐무트에서 본격적인 공방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참호전과 시가전으로 버티는 가운데 러시아군은 와그너그룹 용병을 동원한 수적 우위로 맞섰다. 바흐무트 북동부 참호 지역을 두고 러시아군의 점령과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러시아군의 재점령 등 공방전이 반복되면서 최근까지 바흐무트 일대에서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 기준 2만~3만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래픽] 바흐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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