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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괴담 이긴 성주 참외가 富農(부농) 만들었다

    성주=이승규 기자

    발행일 : 2023.05.20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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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군, 작년 참외 5763억원어치 팔아… 농가 절반 억대 매출

    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던 조상범(33)씨는 지난 2017년 회사를 그만두고 참외 농사를 지으러 고향 성주로 내려왔다. 정부가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이듬해였다. 당시 '전자파가 참외를 썩게 한다'는 괴담이 돌았고, 성주 참외는 '전자레인지 참외' '사드 참외'라고 불렸다. 사드에 반대하는 일부 농민은 참외밭을 갈아엎었다.

    조씨가 농사를 시작하던 2017년 봄엔 사드가 처음 배치돼 성주는 연일 찬반 시위로 들끓었다. 조씨는 "괴담 때문에 조롱받는 것 같아서 기분은 나빴다. 가격이 떨어질까 봐 걱정했지만 실제 타격은 없었다"며 "괴담은 괴담일 뿐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6년, 조씨는 지난해 매출 7억5000만원을 올리며 '청년 부농(富農)'이 됐다. 사드 괴담으로 홍역을 치렀던 경북 성주는 이제 도시인들의 귀농지로 주목받고 있다.

    성주는 전국 참외 생산량의 80%가 넘는 국내 최대 참외 생산지다. 모래와 흙이 절반쯤 섞인 사양토(砂壤土)와 참흙인 양토(壤土), 혹한이 거의 없는 풍부한 일조 시간 등 참외 재배에는 최적지로 꼽힌다. 19일 성주군에 따르면, 지난해 총매출액은 5763억원이다. 1970년 성주군이 참외 시설 재배에 성공한 이후 52년 만에 최고치였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5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조씨처럼 억대 매출을 올리는 참외 농가도 늘었다. 지난해 참외 농가 3841호 가운데 1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농가는 1713가구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전체 농가의 평균 매출도 1억4900여 만원에 달한다.

    가장 돈을 많이 번 농가는 매출 9억7300만원을 기록했다. 성주에서 45년간 참외 농사를 짓고 있는 정인휴(68)씨는 "거짓말을 퍼뜨리는데 먹힐 리가 있겠느냐"며 "그렇게 시끄러웠던 '사드 전자파 괴담'도 농민들 땀 앞에서는 통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로의 귀농 역시 매년 늘고 있다. 2017년 한 해 귀농 농가는 106가구였는데 2021년엔 148가구로, 약 40% 늘었다. 30~40대 청년 농가 역시 같은 기간 매년 20~40여 가구가 증가했다. 성주군은 농업 교육 기관인 '참별 미소 농업인대학'을 운영하며 농가에 참외 재배 기술을 가르쳐주고, 귀농인들의 정착을 돕는다. 성주군 관계자는 "30대 남짓 신혼부부가 귀농을 문의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잠시 해보다가 떠나겠지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정착하는 청년 농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군의 올해 목표는 매출 6000억원. '껍질째 먹는 참외' 등 신품종을 키워 참외 초콜릿과 참외 막걸리, 참외 반려견 간식 등 여러 가공품을 만들고, 참외가 자랄 때 실시간으로 병·해충 여부를 진단하는 시스템도 만들 예정이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젊은이들이 떠나는 농촌이 아닌, 모여드는 농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주군 초전면의 사드 기지 주변에는 7년이 다되도록 반대 시위가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동력을 잃은 상태라고 한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2016년, 사드가 반입된 2017년에는 기지로 들어가는 입구마다 수백 명씩 몰려 차량 진입을 막았다. 현재 천막 두 곳이 설치돼 있고 시위 참가자는 적을 때는 5~6명, 많아야 50명 수준이라고 한다.

    시위대는 가끔 기지로 들어가는 차량을 막는데, 경찰이 해산 조치에 들어가면 쉽게 흩어진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반대 단체에는 고령자가 많은 데다 각자 생업이 있어 요일과 시간을 정해 집회를 열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 사드 반대 집회와 관련해 입건·송치된 사람은 3명이라고 한다.

    [그래픽] 성주 참외 매출 1억원 이상 농가
    기고자 : 성주=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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