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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철새 공존"… 공항과 떨어진 섬 곳곳에 먹이 경작지·대체서식지 조성

    조홍복 기자

    발행일 : 2023.05.17 / 기타 C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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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신안군은 흑산 소형공항 개항을 앞두고 철새 먹이 경작지를 조성했다. 조류 대체서식지도 만들고 있다. 공항과 떨어진 섬 곳곳에 서식지를 조성해 항공기와 새가 출동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를 방지하고, 안전한 보금자리를 제공해 철새를 보호할 방침이다. 김희규 신안군 공항개발팀장은 "사람과 철새가 공존하는 모범 사례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신안군에 따르면, 철새한테 먹이를 주는 사업은 흑산면 흑산도 예리·심리·사리 3개 마을 묵힌 땅에서 추진하고 있다. 2017년부터 휴경지를 활용해 5~10월 조·수수, 10~2월 봄동(겨울난 노지 배추)을 수확해 철새에게 먹이로 제공한다. 이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예년보다 서식하는 철새가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년여 만에 철새가 10% 늘어난 것이다. 김희규 팀장은 "철새의 이동 시기에 맞춰 3~4월을 뺀 나머지 기간에는 먹이가 철새에게 넉넉히 공급된다"며 "먹이가 풍부하다 보니 철새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흑산은 땅의 90%가 산과 들로 이뤄졌다. 주로 어업에 의존하는 섬이다. 다른 섬처럼 농사도 짓고 고기잡이도 하는 '반농반어(半農半漁)'의 생활을 하지 않는다. 그나마 주민의 고령화로 대부분 밭은 방치돼 있다. 이 빈땅을 철새에게 먹이를 주는 경작지로 활용한 것이다. 묵힌 땅을 경작하면서 주민도 혜택을 본다. 군은 2017년부터 흑산 4만1000㎡ 휴경지에서 조와 수수를 경작하고 있다. 농민 72명이 참여했다. 군은 지난해 이들에게 경작 보상금 6660만원을 제공했다. 봄동도 2021년부터 흑산 2만5000㎡에서 키운다. 주민 63명이 지난해 6750만원의 경작 보상비를 받았다.

    흑산도는 '철새의 낙원'이다. 철새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6.8배에 달하는 흑산도(19.7㎢) 전역에 걸쳐 서식한다. 망망대해 수천 ㎞를 비행한 철새는 중간 기착지 흑산도에서 쉬며 먹이로 영양분을 보충한다. 5월에는 메추라기도요, 흰눈썹붉은배지빠귀, 노랑눈썹멧새, 큰유리새 등이 포착된다. 매년 228종 3만1300여 마리가 관찰된다. 철새 연구 기관도 흑산도에 있다. 2005년 신안 홍도에 설립된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는 2010년 흑산도로 확대 이전했다. 동북아시아에 걸쳐 이동하는 조류를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 최초의 조류 관련 전문 연구·교육기관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철새 먹이 공급사업은 주민과 철새가 상생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휴경지에다 철새 먹이를 재배해 소득이 증대해 마을에 활기가 띠고, 철새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또 철새 대체서식지 6곳의 조성을 2026년 하반기 공항 개항에 맞춰 끝낼 계획이다. 배낭기미습지 1곳은 이미 조성을 마쳤다. 김희규 팀장은 "철새도 보호하고 항공기와 철새가 충돌하는 사고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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