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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시인이 무심코 툭 던져놓은 두 문장이 마음속 수평선처럼 우리를 '그 섬'으로 부른다. 시인의 섬은 나 홀로 떨어진 고립된 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어울림의 공간이 된다. 단 두 줄의 시가 풍성한 의미를 낳으며 '그 섬'에 대한 동경과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 '가격보다 가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는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가 늘어나면서 '가치 소비'도 여행에서 중요해졌다. 이런 가운데 섬으로 떠나는 '친환경 여행' 등이 새로운 글로벌 관광 상품으로 등장했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지구촌 '청정 관광지'에서 지속 가능한 여행을 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의 2030 트렌드 조사 결과, 응답자 78.8%가 '친환경 여행 상품에 대해 호감도가 높다'고 응답했다. 그들에게 친환경 여행은 더 이상 '불편한 고행'이 아니라 꼭 가보고 싶은 '인생 투어'로 전환되는 중이다.

◇자연생태계의 보물창고 ‘섬’

이러한 상황에서 ‘청정 관광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곳이 대한민국의 ‘섬’이다. 우리나라는 총 3348개 섬이 별처럼 박힌 ‘세계 10대’ 섬 보유국이다. 경북의 울릉도·독도는 2012년에, 인천 백령도·대청도는 2019년에 국가지질공원(환경부)으로 지정됐다. 제주도는 지난 2010년 세계지질공원(유네스코)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 화산섬(2007년)과 전남 신안, 전북 고창, 충남 서천 등 5개 지자체의 갯벌(2021년)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는 ▲홍도·흑산도 지구(신안) ▲거문도·백도지구(여수) ▲조도지구(진도) 등 경관 및 생태학적으로 우수한 섬들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다.

◇이색·희소·힐링 테마 인기…’섬’에 대한 호감도 상승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여행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남들이 모르는 곳에서 희소하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 사람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여행지 개척을 선호한다. 특히 근무환경의 유연화로 자연 속 나만의 ‘워케이션(workcation·일과 휴가의 합성어)’도 대세가 됐다. 섬은 이러한 트렌드에 가장 잘 맞는 여행지다.

또한 섬은 ‘할머니집’처럼 정감 있고 추억이 깃든 분위기 속에서 푸근하게 로컬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섬 관광을 ‘미래 10대 관광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섬의 미래, ‘K-관광의 메카’…접근성과 정보 부족 ‘개선 필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새로운 K-콘텐츠로 ‘섬’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3300여 개 섬 고유의 스토리와 K-콘텐츠로서의 매력을 활용해 ‘세계인이 오고 싶은 대한민국, 세계인이 가고 싶은 관광명소, K-관광섬’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하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신안 반월·박지도가 선정되며 그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섬 관광 활성화는 접근성과 정보 부족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지역 소멸’ 위기 대응 차원에서 섬을 ‘관광섬’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거문도부터 흑산도까지…가고 싶은 K-관광섬 5곳 선정

문체부는 ‘가고 싶은 K-관광섬’으로 ▲전북 고군산군도의 마지막 섬(말도·명도·방축도) ▲정약전의 ‘자산어보’ 등 기록자산과 유배문화가 있는 섬(전남 흑산도) ▲영국군 동양함대 주둔 지역으로 최초 테니스 전래지인 섬(전남 거문도) ▲점박이물범 국내 최대 서식지(인천 백령도) ▲에코투어리즘 인증섬(경북 울릉도) 등 5곳을 선정했다. 이 5개 섬에 깃든 다양하고 특별한 스토리를 개발해 K-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 5개 섬은 4년간 100억원 내외(국비 50억원/지방비 50억원)를 지원받는다. 지역 주민-지역 활동가-관광 사업자-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民官)협력형 추진 체계를 마련해 ▲관광자원 및 콘텐츠 ▲관광 편의와 서비스 기반 강화 ▲섬별 정체성 구축 등을 종합적으로 구현한다.

◇해외의 섬들이 ‘뜬’ 이유는?…성공적인 정책에 주목하라!

특히, 문체부는 해외의 성공적인 ‘섬 관광 정책’을 검토하고 벤치마킹해 우리나라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웃 나라 일본은 섬마다 독특한 테마를 선정하고 해당 섬의 자원들을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直島)는 쇠퇴한 섬을 문화·예술섬으로 조성해 활성화에 성공했다. 일본 최대 출판·교육그룹 베네세가 나오시마를 매입한 후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함께 섬에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 ‘지추 미술관’ ‘안도 뮤지엄’ 등을 건립했다.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의 점 줄무늬가 있는 ‘호박’ 작품은 나오시마의 대표적 예술품으로 유명하다.

유럽의 경우 ‘섬’이 ‘워케이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르투갈 ‘마데아라 섬’은 디지털 노마드 마을 프로젝트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해당 정책은 지자체와 스타트 업체인 마데이라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또 호주 필립 아일랜드는 ‘페어리 펭귄’의 서식지로 ‘생태관광의 섬’이 되면서, 매년 15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표] 오고 싶은 대한민국, 가고 싶은 K-관광섬(선정 결과) 본문자수 : 2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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