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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고진 위원장 인터뷰

"세금 내는 국민들 입장에선 국세청이나 지방자치단체나 다 같은 정부 기관입니다. 그런데 사업하는 사람이 국세인 법인·소득세 관련 서류를 떼려면 홈택스에 접속해 신청해야 하고, 지방세 서류를 발급받으려면 위택스에 접속해 처리해야 합니다. 이렇게 번거롭게 하지 않고, 정부 기관들끼리 알아서 정보를 주고받으면 될 일인데 말이죠."

고진(62)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은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제 정부 기관들도 '공급자 중심의 시각'을 버려야 한다"며 "전자 정부 사이트들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정작 국민들이 민원 처리를 위해 정부 기관에서 서류를 떼서 또 다른 정부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이란 국정 과제를 위해 윤석열 정부가 발족시킨 대통령 직속 컨트롤타워다. 미국 시러큐스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 고 위원장은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을 지냈고 지난해 7월 장관급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고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발급하는 민원 서류는 5964종이라고 한다. 이 중 2727종은 온라인 발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류 발급을 위해선 정부 관청을 방문해야 한다. 고 위원장은 이 민원 서류들을 한 곳의 정부 홈페이지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일원화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족관계증명서 데이터의 행정 전산망 연동은 위원회의 우선 과제다. 현재 가족관계증명서는 대법원 사이트에서 PDF(전자 문서) 이미지 형태로 정보가 전달되는데, 이 때문에 개인은 정부 민원 포털인 '민원24'가 아닌 대법원 가족관계등록시스템 홈페이지에 별도 로그인을 해야 한다. 이를 대법원에서 가족 관계 원본 데이터를 직접 받아 민원24로 일원화하겠다는 게 고 위원장의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세무서에서 납세증명서를 받아 구청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도 본인 동의 한 번이면 정보가 자동으로 이관될 수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오는 2025년부터 인감증명의 온라인 대체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인감증명은 온라인으로 발급이 되지 않는 대표적 오프라인 전용 업무다. 고 위원장은 "인감증명을 요구하는 행정 서비스에 대해 디지털 방식의 대체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며 "부동산 거래, 자동차 등록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업무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 위원회는 국민들이 인감증명과 새로운 디지털 방식 중에서 원하는 수단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과 종이 서류를 혼용할 수 있는 '미래 등기 시스템' 구축을 위해 대법원과 협업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AI를 활용해 공무원들의 행정 효율을 높이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른바 정부 전용 초거대 인공지능(AI) 프로젝트다. AI에 법령과 정부 자료, 보고서 내용을 학습시킨 뒤 공공 서비스와 정부 업무에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각종 정책 보고서를 만들 때 해외 사례, 선행 연구 부분을 AI가 작성토록 한다면 공무원들은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며 "그만큼 공무원들도 현장과 대안 제시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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