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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성추행은 피해자 머릿속에만"… 대놓고 朴 옹호

    양승수 기자 김예랑 기자 김승현 기자

    발행일 : 2023.05.17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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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 미화' 다큐 제작 발표회… 감독 등 "1차 가해 자체가 불확실"

    성추행 추문에 휘말렸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다큐멘터리의 제작 발표회가 16일 오후 서울에서 열렸다. 박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7월 성추행 혐의로 여비서로부터 고소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박 전 시장의 다큐 제작을 추진하던 옛 측근과 지지자들은 '2차 가해'란 비판이 쏟아지자 이날 제작 발표회를 자청했다.

    이들은 "박 전 시장의 성적(性的) 언동은 피해자의 머릿속에만 있는 것 아니냐"며 "2차 가해는 1차 가해가 명확히 밝혀져야 판단이 가능하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은 성추행을 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을 향한 2차 가해 논란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이날 제작 발표회 패널로 참석한 연출자 김대현 감독은 '박 전 시장 다큐 제작 자체가 2차 가해'라는 비판에 대해 "지금의 2차 가해 논쟁은 비생산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성추행 관련) 논의 자체를 막고 있다"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21년 피해자의 주장을 대부분 사실로 인정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아직도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박 전 시장이 피해자라는 논리도 펴고 있다. 제작 발표회 사회자는 이번 다큐에 대해 "일방적으로 누구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팩트에 기반해 중립적으로 제작된 영화"라고 했다.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취지의 책을 출간한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는 "인권위가 인정한 것은 피해자가 이야기하는 것이지 증거가 존재하는 것인가, 호소 내용의 기록이 존재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박 전 시장이 했던 성적 언동이라는 것은 피해자 머릿속에 있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인권위가) 피해자 머릿속에만 있는 것으로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며 "박 시장이 자살한 것은 피해자 중심주의 때문일 것이며 '피해자 중심으로 생각하세요'라는 말이 가장 곤란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큐 법률 자문을 맡은 이연주 변호사는 "타인에게 돌을 던지는 것이 선(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들이 몰아치는 광풍은 박 전 시장이 죽은 뒤에 더욱 심해진 듯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아는 박 전 시장은 선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이라며 "법률가와 사회 디자이너로서 한 일은 내가 두 번 세 번 인생을 살아도 따라잡지 못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 말을 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박 전 시장 팬클럽 '동행'의 이선희 사무처장은 "후대에 역사의 변곡이 없게 하기 위해 다큐 제작에 나섰다"며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교육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들을 '시민'이라고 한 참석자 10여 명은 패널이 발언을 마칠 때마다 손뼉을 쳤다. 이날 제작 발표회는 유튜브에 생중계됐다. 댓글 창에는 "박 시장님, 반드시 명예 회복되시길 바란다" "피해자 중심주의가 피해자 절대주의가 아니라고 믿는다" "정치의 희생양이 된 박 시장이 너무 불쌍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첫 변론'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는 2021년 오마이뉴스 기자가 박 전 시장 측근 등 50여 명을 인터뷰해 쓴 책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책에는 성추행 피해자 측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다큐 예고편에서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최영애 전 인권위원장은 비서실장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 언론 인터뷰에서 성폭력이 있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했다.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비서관도 "인권위 결정이 나고 나서 모든 언론이 성추행, 성희롱 범죄라고 다 썼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다큐는 이날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주축으로 한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 주도해 만들고 있다. 장영승 전 서울산업진흥원 대표가 대표이며 지난 4월 개설된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 계좌도 열었다. 5000여 명이 후원해 다큐 제작비 2억여원이 모였다고 이들은 밝혔다.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인권위나 사법기관의 판단조차 무시하고 이렇게 다큐를 만드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이자 피해자에게 엄청난 위협"이라며 "악의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픽] 박원순 다큐멘터리 제작 발표회 말말말
    기고자 : 양승수 기자 김예랑 기자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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