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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간호사·한의사) 對 100만(의사·간호조무사 등)… 의료 뒷전, 수싸움 된 간호법

    박수찬 기자 김승재 기자 윤진호 기자

    발행일 : 2023.05.15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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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정, 尹대통령에 거부권 건의

    야당이 국회에서 일방 처리한 간호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여당이 1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간호법은 의료법에서 간호를 분리하고, 간호사의 활동 범위에 '지역사회'를 포함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연 후 "(간호법은)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해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간호법에 대해 '의료체계 붕괴법' '간호사만을 위한 이기주의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다. 16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결정할 전망이다. 대한간호협회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나 처우 개선 등을 담은 보건 의료 분야의 문제다. 고령화, 인구 감소로 사회 구조가 바뀌고, 의료·복지 수요가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의료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보건 의료 단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현재 간호법 추진은 '정치적 수 싸움'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편 가르기를 통해 오히려 자기편 만들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간호사 편을 든 것은 간호사 단체의 '단합력'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간호사 단체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를 중심으로 지역별로 조직화된 반면 다른 단체들은 전국적인 조직력이 약하다 보니 간호사 단체가 여론전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간호법에 대해 보건 의료계는 둘로 쪼개진 상태다. 법안을 요구해 온 간호사(45만7000여 명)와 함께 한의사(2만6000여 명)가 찬성하고 있다. 한의사는 기존 의료법에서 분리된 간호법처럼 별도 한의사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의사(13만2000여 명), 간호조무사(72만5000여 명), 치과 의사(3만3000여 명)와 임상병리사(6만5000여 명), 방사선사(5만여 명) 등 보건 의료 단체 13곳은 간호법을 '간호사 특혜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표'로만 계산하면 간호법 찬성이 50만명에 못 미치고 반대는 100만명에 이른다.

    의료계 관계자는 "간호법 추진 초기 '간호사 대 의사' 구도에서는 간호사가 3대1로 수적으로 앞섰지만 간무사 등 다른 직역이 반대에 가세하면서 1대2로 역전됐다"고 했다. 간무사들은 간호법이 간무사 응시 자격을 '고졸'로 제한한 조항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간무사협회 측은 "간무사를 간호사 아래 위치로 고정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당정은 이날 회의 직후 간호법에 대해 '간호조무사 차별법' '신(新)카스트제도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거부권은 정치적으로는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의료계의 혼란을 방치할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의사, 간무사 등의 다수의 반대를 신경 쓰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검수완박 때와 달리 간호법은 당이 전력을 쏟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간무사 등 다른 의료 단체들이 간호사와 대립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판이 너무 커졌다"며 "현 상황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그래픽] 간호법 둘러싼 의료업계 찬반
    기고자 : 박수찬 기자 김승재 기자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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