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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은 전기차의 신차 판매 비중을 '22년 5.8%에서 32년 67%'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도 2035년 유럽에서는 전기차만 판다고 한다. 이제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내연기관차의 심장이 엔진이라면 전기차의 심장은 배터리와 모터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부품의 안정적 수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터리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는데 반해 모터의 경우 그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 전기차 시장은 지금의 5배 이상 커지고 핵심부품인 배터리, 모터의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제 내연기관 부품 제조사는 미래차로 전환을 하거나 아니면 폐업을 준비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위기에 더해, 지난해 연말 중국은 전기차 모터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기술'에 대한 수출금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구자석 모터는 출력밀도와 효율이 높아 대부분의 전기차에 들어간다.

만약 중국의 수출규제가 희토류 원재료나 제조 장비까지 확산된다면 핵심부품인 영구자석의 생산이 크게 위축되어 부품 공급망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배터리 공급망 안정을 위해 이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지정한 것처럼 전기차의 또 다른 심장인 모터 소부장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모터는 전동기, 제어기, 감속기 등으로 구성되며 주로 중견·중소기업에서 만든다.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기존 내연기관부품 제조사의 미래차부품 전환도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에 대응하여 탈 희토류 모터에 대한 연구개발과 기술자립, 상용화도 더욱 속도가 날 것이다.

최근 테슬라가 차세대 전기차부터 희토류 영구자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대체재로 알려진 페라이트 영구자석의 국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값비싼 희토류를 대체하는 영구자석 기술개발에 돌입했으며 국내 연구기관의 경우 이미 '희토류 저감형 영구자석 소재 기술개발'을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개발된 기술을 제품으로 상용화하는 일이 쉽지 않다.

대구에는 국내 유일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페라이트 영구자석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기업, 현대 전기차 모터를 위탁생산하는 기업 등 소재부터 코어, 하우징, 모듈에 이르는 밸류체인(가치 사슬)이 잘 발달해 있다.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가 대구에 조성되면 경북-경남을 잇는 동남권 부품산업 벨트의 관문으로서 지역 동반성장은 물론 국내외 모터 공급망의 전초기지 역할도 가능하다.

이번 중국의 수출규제를 위기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을 통해 기술력 향상,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신속히 진행한다면 2030년 즈음에는 글로벌 모터산업 주도권 확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모터 소부장 육성의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대응을 기대한다. 기고자 : 이 주 교수(한양대 전기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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