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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때 여론조사 응답 부족하자… '가짜 응답자' 만들고 문항도 조작

    허욱 기자

    발행일 : 2023.05.12 / 종합 A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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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임직원들 1심서 벌금형… 법원 "공정성 훼손, 죄질 나빠"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엉터리 여론조사'를 한 혐의로 기소된 여론조사 업체와 전현직 임직원들이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선거 여론조사 조작·왜곡은 선거 전체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죄질이 나쁘고 법적 책임이 크다는 게 유죄 판결의 이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론조사 업체 A사 대표에게 벌금 700만원, 전직 대표에게 벌금 500만원, 현직 설문조사 팀장에게 벌금 300만원, A사 법인에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작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A사는 대구광역시장 예비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 그해 4월 4~7일 나흘 동안 대구시 선거여론조사위원회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대구시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A사는 여론조사 첫날 응답자가 122명에 그치자 거주지, 성별, 연령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휴대전화 번호 1500여 개를 끼워 넣어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A사는 또 여론조사 이틀째부터 전체 16개 문항으로 구성된 질문 가운데 9개 문항만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나머지 7개 문항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를 하지 않은 채 마치 응답을 받은 것처럼 조작했다. 이렇게 해도 응답자는 739명으로 여론조사 공표·보도 기준(800명)에 미달했다. 그러자 A사는 실제로 응답하지 않은 261명이 응답을 마친 것처럼 꾸며 애초 목표로 했던 1000명의 응답을 받았다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했다. 이렇게 조작된 A사의 여론조사 결과는 대구 지역 일간 신문 등 62개 언론사를 통해 보도됐고, 뒤늦게 선거에 뛰어든 후보가 주목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는 선거에 앞서 판세를 알려주는 한편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는 일정 부분 여론조사 결과에 동조하는 경향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등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면서 "여론조사의 정확성은 선거 전체의 공정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사와 전현직 임직원들이 조작·왜곡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고 이를 보도되게 한 행위는 죄질이 좋지 않고 책임이 크다"고 했다.
    기고자 : 허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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