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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137) 안산 풍도 밥상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발행일 : 2023.05.10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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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마을 봄꽃들이 스러지고 여름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원추리도 그중 하나다. 꽃이 피기 전에는 나물로 밥상에 오르기도 했다. 처음 원추리나물을 먹었던 곳이 섬마을 풍도다. 4월이면 야생화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섬이다. 풍도를 일컬어 야생화의 천국이라 부른다. 풍도의 위치는 충남 당진시에 가깝지만 경기 안산시에 속한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봄철에 성지 순례하듯 찾지만 철이 지나면 교통이 불편해 오지나 다름없는 섬이다.

    어느 해던가, 철 지나 찾았더니 주민들이 꽃이 모두 졌다면서 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다. 그때 민박집에서 받은 밥상에 원추리나물이 올라왔다. 봄이면 복수초, 노루귀, 풍도바람꽃, 풍도대극 등 야생화가 마을 뒤 산자락에 지천이다. 더불어 두릅이며 전호나물 등 산나물도 많다. 풍도는 산나물 명소이기도 했다. 섬 주변 바다에는 우럭, 농어, 놀래미, 간자미가 많이 잡힌다. 하지만 주민들이 고령이라 어업으로 생계를 잇는 사람은 적다.

    섬은 경기만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어 한양으로 공물을 가져가는 조운로였고, 구한말에는 이양선이 출몰하기도 했다. 그래서 바람 잘 날 없었다. 일본이 청일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던 곳도 풍도 바다였다.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유엔군이 들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20여 년 전까지 풍도 주민들은 인근 무인도인 도리도에서 봄에는 바지락을, 겨울에는 굴을 채취하며 생활했다. 특히 바지락 철이 되면 주민들은 물론 학교와 교회와 경찰 초소까지 도리도로 이주했다. 식수도 부족한 곳으로의 이주 생활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은 갯밭 농사가 일 년 농사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도리도마저 가까운 화성시로 편입되고 말았다. 그 후 풍도의 많은 사람들이 섬을 떠나기도 했다.

    풍도 섬밥상에는 원추리나물 외에 두릅과 전호나물 등 산나물이 올라왔다. 한때 풍도의 상징이었던 바지락은 없다. 그나마 꽃게장과 특별 주문한 회가 없었다면 비린내도 구경하지 못할 뻔했다. 주인은 "섬이라도 산중 해변이에요"라며 가져온 회를 내놓았다.
    기고자 :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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