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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 1년이었다"

    최경운 기자

    발행일 : 2023.05.10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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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대통령, 취임 1년 대국민 담화
    "외교·안보에 가장 큰 변화, 한미동맹 실질적으로 재건
    한일 셔틀 외교로 신뢰 쌓아… 국내 현안은 巨野 벽에 막혀"

    윤석열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1년간의 국정을 돌아보며 "외교·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루어진 분야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일·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현 정부에서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은 TV로 생중계됐다. 취임 1년(10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사실상 대국민 담화였다. 윤 대통령은 국내 현안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반시장 정책과 검찰 수사 무력화로 제도가 무너졌고, 이를 바로잡으려 해도 거대 야당의 벽에 가로막혀 정비가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방한해 과거사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한일 간에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셔틀 외교가 (복원되기까지) 12년 세월이 필요했지만, 양국 정상이 오가는 데에는 채 두 달이 걸리지 않았다"며 "양국이 신뢰를 쌓아간다면 한일 관계가 과거 가장 좋았던 시절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7국(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한·미·일 안보 공조를 통해 역내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연대를 보다 공고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 대해선 작년 5월 서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이 실질적으로 재건됐다"고 평가했고, 지난달 미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선 "재래식 군사력을 바탕으로 했던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핵 능력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 안보를 탈바꿈했다"며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적의 선의에 기대는 평화는 가짜"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선 킬체인 등 3축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한미 연합 훈련, 민방위 훈련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습에 대비한 민방위 훈련을 오는 16일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6년 만에 실시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간 거둔 외교 성과를 언급하면서 내치(內治) 문제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전임 문재인 정권의 주요 정책이 갖고 온 부작용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이를 바로잡는 데 1년을 보냈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전세·금융 관련 사기 사건이 전임 정부 때 이념에 치우친 정책 때문에 잉태됐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를 바로잡으려 했지만 거대 야당의 벽에 막혀 입법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한계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표 개혁' 추진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간이다"라면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전세 사기와 주식·가상 자산에 관한 각종 금융 투자 사기가 집단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고 서민과 청년 세대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고 절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비정상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됐고, 증권합동수사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시장 반칙 행위 감시 체계 무력화는 가상 자산 범죄와 금융 투자 사기를 활개치게 만들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전셋값 급등을 불러온 부동산 정책 실패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한 것이 전세 사기와 금융 사기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범죄자의 선의에 기대는 감시 적발 시스템 무력화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어 버린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권이 '검찰 개혁'이란 이름으로 수사권 조정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검찰의 마약 수사 등 법 집행력이 위축됐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적인 복원까지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이들의 고통은 회복 불가능한 것"이라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 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조리를 척결하는 데 애를 썼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낄 만한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거야(巨野)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고 했다.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등이 민주당의 벽에 가로막혀 입법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과거 정부가 어떻게 했는지 우리가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정확히 국민께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고 했다. 또 공무원들이 전 정권의 탈원전 등 이념적 환경 정책에 매몰돼 새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면 과감히 인사 조치하라고도 했다. 보직 변경을 통해 적합한 인재로 교체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장관들은 과거 정부의 잘못된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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