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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텍사스 총기 참사… 교포 일가족 3명 희생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김지원 기자

    발행일 : 2023.05.09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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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몰서 난사… 최소 9명 사망

    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 교외의 야외 대형 쇼핑몰에서 지난 6일(현지 시각) 총기 난사로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사망자 중 한인 교포 일가족 3명이 포함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댈러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전날 앨런시의 한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30대 한국계 부부와 3세 아들이 희생됐다. 첫째인 5세 아들도 역시 총격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 중이지만 중태로 알려졌다. 남편은 변호사, 아내는 치과의사로 일해왔다고 한다. 이들은 쇼핑 뒤 사건 당일 오후 교회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나타나지 않자 지인들이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다 참변을 당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 총격범이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라고 7일 밝혔다. 용의자는 이 쇼핑몰에 다른 신고로 출동해 있던 경찰관과 교전을 벌인 끝에 사살됐다. 총격범은 검은색 방탄복을 입었고, 가슴에 여분의 탄창을 여러 개 둘러매고 있었다.

    사건의 전말이 하나둘 드러나고, 비슷한 총기 난사가 점점 자주 일어나면서 미 사회의 오랜 논란인 총기 소유를 둔 공방이 내년 대선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미국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이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수년 전부터 '악마의 무기'로 지목돼온 'AR-15' 계열의 공격용 소총이 또 사용됐다고 알려지면서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총기 보유를 기본권 및 국가 정체성으로 여기는 공화당 반대로 전면 금지 법안 통과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AR-15형 무기로 무장한 총격범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고 어린이를 포함한 미국인 8명이 사망했다"며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런 공격은 익숙해지기엔 너무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공격용 소총과 대용량 탄창을 금지하고, 보편적 신원 조회, 안전한 보관 장소 요구, 총기 제조 업체에 대한 면책 종료 등에 대한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내게 보내 달라고 의회에 재차 요청한다"고 했다.

    AR-15는 무게가 가볍고(3.63㎏) 반동이 적어 원래 사냥용으로 널리 쓰였다. 지금 미국에서 팔리는 소총은 이 모델에 기반한 파생 모델이 많으며 그래서 'AR-15 계열(style)'이라고 불린다. 군용 소총인 M16이 대표적이다. 가격은 평균 약 800달러(약 105만원) 정도로 싼 편이다. AP통신은 "(미 전역에서) 신분증만 제시하면 총기 가게에서 손쉽게 총기를 구매할 수 있다"며 "신분 확인 과정에서 구매자의 범죄 이력 등을 검토하지만, 이 절차가 생략될 때도 많다"고 했다. 작은 탄환이 매우 빠른 속도로 목표물을 관통하기 때문에 치명상을 입힌다는 것도 AR-15의 특징이다. 지난 3월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성인 20명 중 1명(약 1600만명)이 AR-15를 1정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업계에서는 미국 전역에 최소 2000만정이 보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 대량 살상 사건 17건 중 10건에서 AR-15형 소총이 쓰였다. 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으로 기록된 지난 2017년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60명 사망), 한 달 뒤에 벌어진 텍사스주 교회 총기 난사 사건(27명 사망)은 물론 2015년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사건(14명 사망) 등에서 이 소총이 빠짐없이 등장했다. 앞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했던 2012년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도 AR-15 소총이 사용됐다. 범인은 수분 만에 154발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6~7세 어린이 20명과 교직원 6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황이 이미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한다. 40년간 총기 난사 관련 연구를 진행한 제임스 앨런 폭스 노스이스턴대 범죄학 교수는 "올해는 적어도 2006년 이후 우리가 본 것 중 최악의 상황이며, 아마도 (미국) 역사상 최악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1년에 공공장소에서 벌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은 평균 6건 정도인데, 올해는 (텍사스 쇼핑몰을 포함해) 이미 6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 공화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총기 소지가 학살의 원인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폭력의 근본 원인인 정신 건강에 대한 지원 기금을 늘려야 한다. 사람들은 빠른 해결책(총기 규제)을 원하지만,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정신 건강"이라고 주장했다.

    ☞AR-15

    1958년 미국 총기 업체 아멀라이트사(社)가 만든 소총으로, A는 개발사명(Armalite), R은 소총을 뜻하는 영어 단어(Rifle)에서 각각 따왔다. 구경(口徑·탄환의 지름)을 줄여 반동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다. 민간인의 사냥·스포츠 용도로 인기가 높아 미국 대표 소총으로 불리지만, 대규모 총기 난사의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가 늘면서 요즘은 ‘악마의 무기’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한국군의 재래식 소총으로 유명한 M16은 이 소총을 개량한 AR-15 계열 소총이다.

    [그래픽] 미국 연도별 총기 난사 사망자 수 추이
    기고자 :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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