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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수협은행은 지난달 말 모바일 앱 전용 파킹통장 'Sh매일받는통장'을 출시하면서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통상 예금처럼 정해진 날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날에 이자 받기를 신청하면 전날까지 이자를 즉시 받는 서비스입니다. 사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3월 토스뱅크가 가장 먼저 선보여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비슷한 서비스를 냈고, SH수협은행까지 따라간 것입니다.

이처럼 한 회사가 참신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으면 경쟁사들이 따라 하는 일은 은행권에서 흔합니다. 가령 카카오뱅크가 2018년 내놓은 모임통장이 인기를 끌자 토스뱅크도 지난 2월 모임통장을 내놨습니다. 2015년 KB국민은행이 이른바 풍차 돌리기(예금이나 적금의 만기를 쪼개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게 하는 것)용 적금을 내놨을 때도 다른 은행들이 비슷한 상품을 내놓아 베끼기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런 관행은 '배타적 사용권' 확보 경쟁이 치열한 보험 업계와 대조적입니다. 올해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를 합쳐 매년 30~40건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이 접수됩니다. 승인되면 3~6개월 독점적 판매권을 얻고, 이 기간 다른 회사는 유사 상품을 팔 수 없습니다.

은행 업계에도 같은 제도가 있지만, 신청이 전무해 유명무실합니다. 한때 은행 업계엔 배타적 사용권 대신 사업 모델(BM) 특허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역시 시들해졌습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특화 상품을 만들어 배타적 사용권이나 BM 특허를 얻어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며 "은행이 '공공재'라는 인식 때문에 신상품 이익을 독점하려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거라는 우려도 있다"고 했습니다. 창의적인 상품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배타적 사용권 제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업계 반응은 시큰둥합니다.새로운 금융 상품의 이익을 한 업체가 독점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보상이 전혀 없다면 누구도 힘들여 참신한 상품을 개발하려 하지 않겠죠. 은행 업계가 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길 바랍니다. 기고자 : 최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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