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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씀바귀

    김민철 기자

    발행일 : 2023.05.08 / 특집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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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공터에서 하늘거리는 노란 꽃… 이른 봄 뿌리는 쓴맛 없애 나물로 먹어요

    요즘 아파트 공터나 화단 틈새는 씀바귀 세상이에요. 공터에 무더기로 피어 노란색으로 하늘거리는 꽃이 있다면 씀바귀 종류일 가능성이 높아요. 가로수 아래 맨땅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것도 볼 수 있지요.

    씀바귀는 4~6월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이에요. 키는 20~50㎝ 정도고 여러 해를 살아 땅속에 굵은 뿌리가 발달해 있어요. 잎과 뿌리에서 쓴맛이 나 씀바귀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이른 봄 뿌리와 어린 순을 소금이나 식초를 넣은 물에 담가 쓴맛을 없앤 다음 나물·쌈으로 먹기도 하죠. 옛말에 '이른 봄 씀바귀를 먹으면 그해 여름을 타지 않는다'는 말도 있답니다.

    씀바귀는 줄기와 잎에 상처를 내면 흰즙(유액·乳液)이 나와요. 애기똥풀이 노란색, 피나물은 빨간색 유액이 나오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잎이나 줄기는 종이나 천을 옅은 밤색으로 물들이는 원료로도 썼어요. 이처럼 씀바귀는 우리 가까이에 있고 생활에도 유용한 식물이라 우리 문학 작품에도 자주 등장하는 꽃이에요. 김주영의 자전적 성장소설 '홍어'에는 야생화 같은 여자 삼례가 한겨울 '눈 속을 헤집고 씀바귀 뿌리를 찾아내는' 재주를 갖고 있다고 소개하지요.

    서울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씀바귀 종류는 노랑선씀바귀예요. 씀바귀 중에서 흰 꽃(가끔 연한 분홍색)이 피고 줄기가 곧게 선 것이 선씀바귀인데, 노랑선씀바귀는 흰 꽃 대신 노란 꽃이 피어요. 노랑선씀바귀는 혀꽃(꽃잎이 합쳐져서 한 꽃잎처럼 된 꽃)이 25개 안팎으로 많은 편이에요. 잎에는 톱니가 있거나 깃 꼴로 깊게 갈라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수도권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어서 꽃 이름을 물어보는 스마트폰 앱 주간 랭킹에는 노랑선씀바귀가 4~5위에 올라 있어요.

    그냥 씀바귀, 그러니까 '오리지널 씀바귀'는 의외로 흔하지 않아요.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보기 어려워요. 그냥 씀바귀는 혀꽃이 5~7개여서 쉽게 구별할 수 있어요. 꽃을 보러 다니다 보면 씀바귀는 무덤가 등 양지바른 곳에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논두렁·밭두렁에도 살지만 기특하게도 경작지까지는 침범하지 않는 식물이에요.

    씀바귀 종류는 특징이 뚜렷해 다른 식물에 비해 구별하기 쉬운 편이에요. 씀바귀 종류는 햇살이 충분할 때 꽃잎을 열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꽃잎을 닫는 수면(睡眠)운동을 하는 것도 기억해두면 좋아요. 이런 움직임은 꽃을 찾아다니는 곤충의 활동 시간에 맞추려는 것이라고 해요.

    씀바귀와 비슷한 꽃이 피는 고들빼기도 있어요. 씀바귀와 자라는 시기와 장소는 물론 꽃도 비슷하게 생겼어요. 하지만 고들빼기는 잎이 둥글게 줄기를 감싸는 점이 씀바귀와 달라요. 또 씀바귀 꽃은 꽃술이 검은색이지만 고들빼기 꽃은 꽃술과 꽃잎 모두 노란색이라 쉽게 구별할 수 있어요. 고들빼기는 이른 봄에 잎과 뿌리를 한꺼번에 캐서 김치를 담가 먹어요. 씀바귀와 고들빼기는 우리 주변에 흔한 식물이라 이 둘을 잘 알아두면 식물을 보는 눈이 한층 밝아질 수 있어요.
    기고자 : 김민철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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