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발행일 : 2023.05.08 / 특집 A25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대학 못 나온 엄마, 돈 벌어 대학 다닌 딸… 서로 부족함 이해하며 사는 '우정' 이야기

    ◆이슬아 글·그림|출판사 문학동네|가격 1만3800원

    오늘은 어버이날이에요. 부모님 은혜를 헤아리고, 어른과 노인에 대한 존경을 되새기는 날이지요. 오늘 같은 날 읽기 좋은 책을 추천할게요. 이 책은 늘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계신 부모님의 보살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 에세이예요. 오늘만큼은 우리가 가정에서 주고받는 온기에 대해 생각해 봐요.

    이 책에는 이슬아 작가와 작가의 엄마 복희, 아빠 웅이가 등장합니다. 복희와 웅이가 어떤 부모님 밑에서 어떻게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부터 두 분이 일터에서 만나 연애를 하고 딸 슬아를 낳고 키워내기까지의 일이 유쾌하게 그려져 있어요. 연필로 슥슥 그린 듯 귀여운 작가의 그림체와 만화가 끝나면 나오는 에세이가 만나 쉽게 읽히면서도 큰 정서적 울림을 줘요. 그래서 깔깔거리며 책장을 넘기다가도 가끔씩 눈물 짓게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이 책의 제목이 독특한데요. 작가는 엄마와 눈물샘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해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엄마가 울었기 때문이다. 엄마랑 나는 눈물샘의 어딘가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는 제목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대학을 나오지 않은 1960년대생 엄마와, 등록금과 생활비를 스스로 벌어 대학을 다녀야 했던 1990년대생 딸이 나누는 우정을 그린 제목이기도 할 거예요.

    작가 역시 이 책이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요. '태어나보니 제일 가까이에 복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몹시 너그럽고 다정하여서 나는 유년기 내내 실컷 웃고 울었다. 복희와의 시간은 내가 가장 오래 속해본 관계다. 그가 일군 작은 세계가 너무 따뜻해서 자꾸만 그에 대해 쓰고 그리게 되었다. 무엇보다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표현되는 어머니와 딸의 사랑은 특별해요. 엄마 복희는 천편일률적인 '어머니상'과는 사뭇 달라요. 흡사 시트콤에서나 볼 법한 매우 개성적인 캐릭터로 딸 슬아에게 늘 직설적으로 말하지요. 복희의 이런 면이 오히려 복희와 슬아 사이의 관계를 더욱 진정성 있게 만들어주며,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랑으로 이어줘요. 이 책에서 그려지는 모녀 간 사랑은 서로의 단점이나 부족함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데에서 비롯돼요. 이를 통해 그들의 관계는 더 강하게 이어져요.

    슬아는 엄마 복희, 아빠 웅이와 함께 울고 웃으며 청소년기를 보내요. 이 책을 통해 가정을 이룬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어요. 우리 곁에 있는 부모님·남매·자식에 관한 이야기라 마음의 온도 역시 한층 높아질 거예요.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기에 좋은 책이에요.
    기고자 :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35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