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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구장은 우리 지역에"… 춘천·원주·강릉 물밑 경쟁

    정성원 기자

    발행일 : 2023.05.05 / 충청/강원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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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道 보류 방침에도 유치 준비 계속

    강원도민 구단인 강원FC의 축구 전용 경기장을 놓고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춘천시와 원주시, 강릉시 등 3곳이 나섰다. 지난해 9월 강원도는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축구 전용 경기장 건설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그러나 이들 3개 시(市)는 저마다 축구 전용 경기장 부지를 정하거나, 대규모 스포츠타운 조성에 나서는 등 유치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용 경기장 건립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연간 5만명이 넘는 홈 관중을 지역으로 끌어올 수 있고, 인근 복합 상업 시설 등과 연계하면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창단한 강원FC는 강원도를 연고로 하는 도민 축구단이다. K리그1의 12팀 가운데 전용 경기장이 없는 팀은 수원FC와 강원FC뿐이다. 강원FC의 홈경기는 춘천과 강릉에서 분산 개최되기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진다" "홈 구장 이점을 못 누리고 있다"는 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강원도가 축구 전용 경기장 건립에 나선 것은 지난 2020년. 건립 타당성 및 기본 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갔다. 용역을 통해 1만1000석 규모 경기장을 신축할 경우 536억원(부지 매입비 제외)이 들고, 기존 시설을 변경할 경우 97억8000만원에서 최대 248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를 토대로 강원도는 18개 시·군을 대상으로 공모를 추진하기로 했었다. 그러자 춘천시와 원주시, 강릉시가 지역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물밑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민선 8기 김진태 강원지사가 취임한 이후 강원도는 "축구 전용 경기장 건립에 대한 열망은 잘 알고 있지만, 재정 우선순위에 따라 조금 미룰 수밖에 없다"며 강원FC 전용 경기장 건립 사업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업이 보류됐는데도 지자체들의 유치 준비는 계속되는 분위기다.

    춘천시는 뛰어난 입지 조건을 앞세워 축구 전용 경기장이 춘천에 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지난 2월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아 강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 개막전 경기를 관전하는 등 전용 경기장 유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용 경기장 후보지를 제시했다. 육 시장은 4일 "근화동 공지천 일대 유수지는 축구 전용 경기장이 들어설 최적 조건을 갖췄다"며 "춘천역 등이 인접해 관중이 경기장에 접근하기도 편리하다"고 했다.

    강릉시도 도심 인근에 대규모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해 전용 경기장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종합스포츠타운은 최대 100만㎡(30여 만평) 부지에 축구 전용 경기장, 보조 경기장, 야구장 등을 지을 예정이다. 강릉시는 지난 1월 종합스포츠타운 건설을 위한 입지 선정 및 기본 구상 검토 용역에 착수했다. 강릉은 연령별 남녀 유소년 팀이 있고, 전국 규모 축구 대회를 열었던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종합스포츠타운 등 축구 인프라를 확충해 축구 전용 경기장이 강릉에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근 경쟁에 가세한 원주시는 기존 명륜동 종합 운동장 일원을 자연 녹지에서 1종 일반 주거 지역으로 용도 지역 변경을 추진 중이다. 용도 지역이 변경되면 낡은 시설물을 개선할 수 있고, 대지 건물 비율이 상향돼 부지 활용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강원FC 전용 경기장 건립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원주시는 버스와 열차는 물론 공항까지 갖추고 있어 원정 팬들이 찾아오기 쉽다는 점을 장점으로 앞세우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축구 전용 경기장 예정 부지가 시내 중심부에 있고, 강원도에서 인구도 원주가 가장 많은 점 등이 강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축구 전용 경기장 건설 잠정 중단 발표 후 바뀐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치 경쟁 과열이 자칫 지역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강원도 관계자는 "지난해 강원FC 전용 경기장 건설 잠정 중단 발표 이후 추가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늦어질 순 있어도 언젠가는 추진될 숙원사업이어서, 일부 지자체들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과열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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