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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간신열전] (182) 정치인의 말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발행일 : 2023.05.04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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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듣고서 그중에 의심하는 것은 제쳐 놓고 그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만 신중하게 이야기한다면 (말로 인한) 허물이 적을 것이다."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 말이다. 정치란 예나 지금이나 말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동서고금의 모든 사상가들이 강조해왔는데 노자는 희언(希言), 드물게 말을 하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것이라고 했다. 순자는 이렇게 말했다. "말이란 (스스로 소통하는 수단을 넘어) 곧 임금을 높이고 자기 몸을 중하게 하며 나라를 편안케 하고 목숨을 보전하는 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이란 닦지 않으면 안 되고 말이란 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을 잘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경'에 실린 억(抑)이 경계가 된다. "백규(白圭)의 흠은 오히려 갈아 없앨 수 있지만 이 말의 결함은 다스릴 수가 없다/함부로 말하지 말고 구차하게 말하지 말라. 내 혀를 잡아주는 이가 없으니 말을 함부로 내뱉어서는 안 된다." 백규란 당시로서는 가장 견고한 물질이다. 거기에 난 흠도 오래 갈다 보면 없앨 수 있지만 함부로 내뱉은 말이 빚어낸 흠결은 주워 담으려야 그럴 수 없다는 말이다.

    말을 함부로 해대는 야당 행태가 싫어 고개를 돌려 여당 쪽을 쳐다보려다가도 김재원 최고위원 같은 이가 얼마 전 줄줄이 내뱉은 말들을 접하게 되는 순간 다시 고개를 돌리게 만든다. 다분히 뭔가 모를 자기만의 셈법으로 연속적인 도발을 했고 한동안 자숙했다고는 하지만 그 후 그의 말과 표정에서 반성의 기운은 조금도 느낄 수가 없다. 얼마 안 가서 또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일 뿐이다. 끝 모르게 추락하는 여당 지지도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김 최고위원의 말 같지도 않은 말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내 혀를 잡아주는 이가 없으니 말을 함부로 내뱉어서는 안 된다." 본인 힘으로 안 된다면 당에서라도 잡아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기고자 :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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