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萬物相] "큰손들은 이렇게 돈 벌잖아요"

    강경희 논설위원

    발행일 : 2023.05.04 / 여론/독자 A34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SG증권발(發) 대규모 주가 하락 사태에 연일 폭로가 쏟아진다. 금융 당국의 의심을 받지 않으려고 하루에 0.5~1%씩 미미하게 주가를 올리는 거래를 장장 1~3년간 해오면서 주가를 10배 넘게 띄운 신종 주가 조작이다. 이 주가 조작 세력도 예기치 않게 매도 물량이 쏟아져 돈을 잃게 되자 '피해 호소인'으로 나서는 희한한 금융 사건이다.

    ▶탐욕으로 벌어지는 투기의 역사는 자본주의 초창기에 미국 영국에서도 심했다. 카리브해에서 침몰한 보물선을 한 선장이 건져내자 탐사 비용을 댄 사람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는 소문이 퍼졌다. 영국 전역이 투기 열풍에 휩싸였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천재 과학자 뉴턴도 주가가 급상승하는 남해(South Sea) 기업 주식에 투자해 짭짤한 이익을 챙겼다. 그런데 주식 팔고 나서 몇 배나 더 오르는 걸 보고는 도저히 못 참고 다시 그 주식을 사들였다. 고점 매수였다. 주가 폭락으로 입은 손실이 2만파운드, 지금 돈으로 20억원이 넘는다. "천체의 움직임은 예측할 수 있는데 주식시장에서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계산할 수 없었다"는 뼈아픈 투기 후회담을 남겼다.

    ▶1861년 남북 전쟁 초기에는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화폐를 발행하자 투기꾼 천지가 됐다. 대표적 투기꾼 대니얼 드루는 서커스단의 동물 조련사였는데, 이후 에리 철도회사 이사로 영입되면서 동물 다루던 솜씨를 증시에서 충분히 발휘했다. 자신의 손발이 될 젊은 투기꾼들을 증시에 풀어놓고 주가를 쥐락펴락했다. 불법으로 신주를 발행해 시장에 풀기도 했다. 월가 최초의 '물타기 수법'이었다. 판사와 관료들까지 매수했다. '거대한 곰'이라는 별명의 이 투기꾼은 자신이 키운 더 비열한 제자들에게 밀려났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일확천금은 투기 거래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로 수천억 거액을 챙긴 대장동 사태, 세입자 돈으로 집을 수백, 수천 채 챙긴 전세 사기범, 살인까지 벌어진 코인 투자 광풍 등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 광풍의 후유증이 끝도 없이 쏟아진다.

    ▶SG증권 사태에서 연예인, 의사 등 돈 많은 사람 1000명이 1조원 넘는 돈을 맡겼다고 한다. 본인도 30억원을 맡기고 다른 사람에게 투자 권유도 한 것으로 지목되는 한 연예인이 "큰손들은 다 그렇게 돈 벌잖아요"라고 말했다. 큰손들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일확천금하는 일이 계속되면 사회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부동산과 주식으로 일확천금'을 없애야 한다.
    기고자 : 강경희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255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