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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친구 많이 모인 운동회 처음… 매일매일 해요!"

    단양=신정훈 기자

    발행일 : 2023.05.04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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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양서 소규모 초등학교 7곳 합동운동회

    "이렇게 큰 운동회는 처음이에요. 계속,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파도타기 게임을 마치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대강초 김단율(6학년)군이 숨을 헐떡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옆에 앉은 다른 친구들도 "매일매일 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소리를 질렀다.

    어린이날을 앞둔 3일 오전 충북 단양군 단양공설운동장. 천막이 설치됐고, 만국기도 펄럭였다. 신나는 음악이 아이들의 흥을 돋웠다. 챙모자를 쓴 학부모들도 들썩들썩 어깨춤을 췄다. 단양군에 있는 초등학교 7곳이 함께 참여하는 운동회 날이었다. 전교생 수가 50명이 안 되는 작은 학교들만 참여했다. 도시 학교 1곳 학생 수보다 적은 228명이 전부였다. 그래서 이름도 '제1회 작은 학교들의 큰 운동회'라고 붙였다.

    이날 운동회에 참가한 막내 학교는 단양군 어상천면의 어상천초로 전교생이 19명뿐이다. 이 학교 이재아(10)양은 "우리 학교 운동회에서는 달리기나 풍선 터트리기처럼 개인 경기밖에 못 했는데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모여 파도타기도 하고 지구 굴리기도 하니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날 운동회는 평강팀과 온달팀으로 나눠 진행됐다. 1∼2학년의 구름다리 건너기를 시작으로 판 뒤집기, 대형 바통 릴레이, 토끼와 거북이, 파도타기 단체 줄넘기, 지구 굴리기 등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학교 구분 없이 팀별로 치열한 응원전을 펼쳤다. 학부모와 교사가 참여한 훌라후프 돌리기 게임을 할 때는 아이들이 저마다 '까르르' 배를 움켜잡고 웃었다.

    전교생 25명이 있는 가평초등학교 김현숙(47) 교사는 "학생 수가 줄어 이런 체육 활동은 꿈도 못 꿨다. 갈수록 아이들이 개인화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면서 "이렇게 넓은 운동장에서 여러 친구와 단체 체육 활동을 하는 것만 해도 너무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운동회는 단양교육지원청이 기획했다. 단양군에 있는 초등학교 10곳 중 7곳이 전교생 50명 미만의 작은 학교가 됐기 때문이다. 김진수 교육장은 "폐교 위기에 놓이거나 학교가 없어져 운동회라는 추억조차 가질 수 없던 아이들이 이번 기회로 '사람'에 대한 추억이 생겼을 것"이라며 "이런 긍정의 요소가 지방 소멸 시대를 해결할 하나의 동력이 되도록 매년 작은 학교들의 큰 운동회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운동회에는 단양군과 군부대, 소방서, 지역 단체도 힘을 보탰다. 예산 지원은 물론 병영 체험, 풍선 아트, 스낵존, 페이스페인팅 스티커, 알뜰 도서 교환 시장 등 부스 15개를 차려 아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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