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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웃돈(할증임금) 벌 수 있는 노동자 권리를 지켜주자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前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발행일 : 2023.05.03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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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 단위로 52시간 이상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경직적인 노동시간 규제는 애초에 잘못된 것이었다. 일감이 고르지 않은 계절 업종이나 일감을 고르게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의 근로자들은 주 40시간조차 할 일이 없어서 초과근무수당을 하나도 못 받는 경우가 생긴다. 일감이 많을 때 50% 할증 임금이 적용되는 초과근무를 좀 더 해서 소득을 벌충하는 것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더 절실하다.

    한 달을 4주로 잡고 예를 들어보자. 4주 내내 주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 근무를 하면 근로자 A는 얼마를 벌 수 있을까? A의 시간당 기본급을 편의상 1이라고 치면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는 연장근로수당은 1.5가 될 것이다. 그럼 A가 4주간 받을 수 있는 급여를 합하면 총 232라는 수치가 나온다. 그런데 일감이 없어 첫 3주에 주 40시간씩밖에 일을 못했는데 큰 일감이 생긴 4주에도 52시간 이상 일을 못한다면 178밖에 벌지 못한다. 어떤 주에 잃어버린 초과근무의 기회를 다른 주에 만회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다. 55만명의 투잡 근로자의 존재는 경직적 노동시간 규제로 노동자가 겪고 있는 고통의 증거다.

    이번 노동시간 규제의 유연화는 평균으로는 주 52시간 이하로 관리하게 되어 있으므로 사용자가 일을 더 많이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연봉 1억원 안팎을 받고 노조도 가진 일부 노동자들은 초과근무가 필요도 없고 싫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소중한 노동자가 많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반대하지 말아 주기 바란다. 노사가 합의해야 가능한 일이니까 당사자의 선택에 맡겨 두면 될 일이다.

    이번 노동시간 규제 유연화 시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주 69시간까지도 일을 시킬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는 오해 때문이라고 한다. 이 오해는 현행법상 이론적으로 가능한 주당 근로시간에 대한 설명 과정에서 나온 것이고 이번 개정안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다.

    현행법에 의하면 퇴근 후 다음 날 일을 시작할 때까지 11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어야 하므로 하루에 13시간 이상은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4시간마다 30분 휴식 시간을 주어야 하는 규정도 있어서 1시간 반을 빼면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1시간 반이다. 그리고 일주일에 하루는 유급휴무를 주어야 하므로 일주일에 6일 이상 일을 할 수가 없다. 이 11.5시간과 6일을 곱해서 주 69시간이 기계적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주 5일 일한다면 57.5 시간 이상은 못 한다.

    실제로 주 69시간 일하는 사례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근로시간을 한 달 단위로 관리하기로 한 경우, 어떤 주에 29시간 초과근무를 하면 다른 3주에 가능한 초과근무시간은 23시간, 주 평균 7.6시간밖에 남지 않는다. 남은 두 주에 12시간씩 초과근무를 하면 마지막 한 주는 정상근무 40시간도 불가능하다. 이런 식의 널뛰기 노무 관리를 할 기업도 없고 여기에 동의할 노동자 대표도 없을 것이다. 이런 무의미한 논란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3개월 단위로 노동시간을 관리할 경우 기간 중 초과근무 허용 시간 총량을 원래의 156시간(52*3)에서 10% 삭감된 140시간밖에 할 수 없게 하고, 반년, 연간으로 관리할 경우 이 총량을 20, 30%나 줄이도록 하여, 연 단위로 관리할 경우 평균으로는 주당 48.5시간밖에 일할 수가 없게 하고 있다. 주 12시간 이상의 초과근무가 너무 집중,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견제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놀기를 선호한다는 젊은 노동자들을 위해 초과근무 시간을 모아서 나중에 그 1.5배를 휴가로 쓸 수 있게 하는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52시간치 초과근무를 수당으로 받지 않으면 나중에 2주의 휴가로 바꿀 수 있고 원래의 연가 15일에 더하면 한 달 휴가도 가능해진다. 젊은 층에도 여가보다도 초과근무수당을 더 원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니 자기가 원치 않는다고 반대하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

    이행의 순서를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먼저 초과근무를 주 12시간 이하로 하면서 그 적게 한 만큼을 저축하고 그만큼만 주 12시간 이상 초과근로를 할 수 있게 한다든가, 먼저 연가를 쓰고 나중에 그 3분의 2만큼 시간의 초과근무로 갚아도 된다는 식으로 하면 노동자의 불안감을 많이 덜 수 있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설명을 할 때 노동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표현하도록 노력하자. 모든 노동자가 다 원하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많은 노동자가 절실히 원하는 것임을 모두가 알게 해야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고자 :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前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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