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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달랐던 전국 8곳의 '농협김치' 맛을 하나로 통일

    김영리 더비비드 기자

    발행일 : 2023.05.02 / 경제 B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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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타팜
    한국농협김치조공법인 이만수 대표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종착역인 소요산역에서 차로 20분쯤 더 가면 한국농협김치조합공동사업법인 연천지사의 모습이 보인다. 대지면적 2500평의 대형 공장이다. 이른 시간 방문했는데도 전국에서 재배한 무, 배추 등의 김치 원재료를 가득 실은 화물차들이 창고에 들어가기 위해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분주한 현장을 뚫고 사무동으로 들어가니 한국농협김치조공법인의 이만수(59·작은 사진) 대표가 취재진을 반겼다. 한 손엔 각종 통계 자료를 쥐고 있었다. 한국농협김치가 식탁에 올라오기까지를 들었다.

    ◇지역별 달랐던 맛을 하나로 통일

    '한국농협김치'는 전국 12개 지역 농협 김치 공장 중 8개 공장을 합쳐 설립한 농협김치의 통합 브랜드다. 농협의 이름을 내건 만큼 100% 국내산 재료만으로 김치를 만든다. 계약 재배 등으로 재료를 확보해, 외부 요인이나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생산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배추 수급이 불안정하던 시기에도 김치를 안정적으로 공급한 바 있다.

    8개 김치 공장에서 생산하는 김치의 맛은 균일하다. 농협의 김치 R&D(연구개발) 연구소가 조리법을 통일한 덕이다. 지역별로 달랐던 김치 조리법의 장점만 모아, 새우젓과 멸치액젓의 황금 배합비를 찾아냈다. 밥 없이 김치만 먹어도 크게 짜지 않고, 넉넉히 발린 김칫소에선 깊은맛이 난다. 제조 후 하루 숙성해 출하한다. 바로 먹어도 풋내 없이 먹을 수 있다.

    ―김치는 지역별로 맛이 달라야 특색있는 것 아닌가요.

    "과거 김치 맛은 더운 지방일수록 짰어요. 기후에 맞춰 염도를 조절했거든요. 요즘은 집집이 김치 냉장고가 있습니다. 일반 냉장고 성능도 좋아졌고요. 김치맛 보편화가 가능해진 거죠. 게다가 요즘 소비자들은 짜지 않은 깔끔한 맛을 선호합니다. 트렌드를 반영해 김치 맛을 균일화시켰습니다."

    ◇100% 국산 농산물로 담가

    맛있는 김치의 기본은 위생이다. 김치 제조 과정을 취재하는 동안 신발만 스무번 넘게 갈아 신었다. 사무동, 공장, 창고, 식당 등 새로운 공간에 들어갈 때마다 실내용 슬리퍼로 갈아 신어야 했다. 공장 내부에 들어갈 때마다 일회용 위생복을 입고 손 세정, 소독, 바람 세척(에어샤워)을 했다.

    ―김치 제조 과정이 궁금합니다.

    "배추김치를 예로 들면요. 품질 검사를 통과한 배추가 입고되면 겉잎을 떼어내고 반으로 갈라 차곡차곡 쌓은 뒤, 배추 보관 통에 염수를 주입해 16시간 이상 절입니다. 이후 세척과 탈수 과정을 거쳐 생산 라인으로 투입하죠. 배추의 밑동과 무른 부분은 과감히 다듬어 내고, 손으로 배춧잎을 한 장씩 넘기며 김칫소를 넣습니다. 완성한 포기김치는 최종적으로 이물질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라인을 따라 X선 검사까지 마친 후에야, 납품 업체에 맞게 포장하죠. 깍두기, 갓김치 등 다른 김치도 모두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맛있는 김치의 필수 조건은 뭔가요.

    "신선한 재료입니다. 배추나 무 같은 핵심 재료는 공장 인근 지역 농가에서 바로 조달하고, 고춧가루처럼 가공이 필요한 재료는 고추 산지에서 구매해 농협 가공 공장에 맡깁니다. 계약 농가에 엄격한 잣대를 요구합니다. 주기적으로 농가에 방문해 재배 상황을 확인하죠. 거르고 거른 원재료 중에서도 싱싱하고 깨끗한 부분만 사용합니다."

    ―원재료 품질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무작위로 골라 점검표 기준에 맞는지 검사해요. 이물질이 없는지, 중량이 기준치에 맞는지, 불량이 없는지 등을 확인하죠. 기준에 못 미치면 생산 계획을 수정하고 반품 테이프를 붙여 돌려보내거나, 폐기 후 다시 주문합니다."

    ―예민한 농수산물로 식품을 만드는 일이라, 계절에 구애받을 것 같습니다.

    "배추의 조직감이 계절마다 달라요. 여름 배추는 수분함량이 많아 무르고 겨울 배추는 단단하죠. 맛과 식감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절임을 위한 염수의 농도를 기온에 따라 다르게 설정합니다. 냉·난방으로 절임실의 온도도 일정하게 유지하고요."

    ◇미국 일본 등 수출

    작년 84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익금은 각 지역 농협에 배당한다.

    ―생산한 김치는 주로 어디 공급하나요.

    "경기지역 중고등학교 급식 김치의 55%를 우리가 책임집니다. 항공사와 한식업체에도 공급하죠. 요즘 수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과 미국에 100만달러(약 13억원)의 물량을 수출했습니다."

    ―어떤 김치가 가장 인기인가요.

    "매출은 포기김치가 단연 높고요. 최근 들어 파김치가 인기입니다. 바로 먹어도 쪽파의 매운맛이 나지 않아 속쓰림이 덜하죠."

    ―앞으로 목표는요.

    "올해 호주와 캐나다에도 농협 김치를 수출할 계획입니다. 한국농협김치도 어느덧 23년 역사인데요. K-푸드의 주력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기고자 : 김영리 더비비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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