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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단추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발행일 : 2023.05.02 / 특집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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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13세기)보다 동양(5~6세기)서 먼저 사용… 16세기 유럽에선 보석으로 만들었어요

    최근 단추를 이용한 패션이 유행입니다. 단추 개수를 아주 적게 하거나, 단추만 떼어내서 다른 옷에 다는 식으로 변형하기도 하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추에는 어떤 역사가 있을까요?

    단추는 옷을 고정하는 역할을 하지만, 오래전 사용한 단추는 장식품 성격이 더 강했다고 해요. 고대 그리스나 이집트에서는 대체로 긴 천을 몸에 두르고 핀이나 브로치로 고정하거나, 천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묶는 방식으로 옷을 입었기 때문이죠. 반면 동양에서는 중국 남북조 시대(420~589)부터 옷을 고정하는 용도로 단추를 사용했어요. 다만 지금처럼 천에 구멍을 뚫어 단추를 끼우는 방식이 아니라, 고리를 만들어 단추를 끼웠다고 합니다. 한복 조끼와 비슷하죠. 서아시아 최초 통일 국가인 아시리아에는 어깨 부분을 단추로 잠그도록 한 옷이 있었어요.

    서양에서 옷을 고정하는 용도로 단추를 쓰기 시작한 것은 13세기 전후입니다. 종교와 관련이 있어요. 유럽 각지에 기독교가 널리 퍼지면서 신체 일부를 드러내는 것이 금기시됐거든요. 하지만 당시만 해도 여전히 펑퍼짐한 옷을 핀이나 브로치 등으로 고정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던 중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가 대결한 십자군 전쟁이 발발했어요. 펑퍼짐한 옷은 전투나 장거리 이동에 방해가 되었죠. 이를 계기로 이미 단추를 사용하던 아시아의 영향을 받아 유럽에서도 점차 옷을 고정할 때 단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14세기 이후에는 유럽에서도 단추를 구멍에 끼우는 옷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어요.

    16세기쯤 단추에 또 변화가 생겨요. 르네상스 영향을 받은 거지요. 실용적 목적에 따라 수수한 단추를 달아온 과거와 달리 보석이나 귀금속 등 호화로운 재료를 사용해 화려한 모양으로 세공한 단추가 등장해요. 이때부터 단추는 부와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이 됐어요. 단추가 커지면서 무거워졌고, 필요 이상의 단추를 주렁주렁 달기도 했죠. 다만 당시에도 단추는 주로 남성복에 사용했고, 여성복에는 단추보다 고리나 끈을 더 많이 썼습니다. 신체에 맞게 옷을 최대한 조이고자 한 것이었답니다.

    유럽 각국에서 시민 혁명이 일어나면서 일반인도 개성 있는 단추를 달 수 있게 됐어요. 이러한 변화는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빨라졌죠. 이전까지 주로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만들던 단추를 공장에서 대량생산하게 된 거예요. 이후 옷뿐만 아니라 구두 등에도 단추를 달기 시작했어요. 단추 재료도 상아나 금속, 천 외에 합성수지 등으로 발전했습니다.
    기고자 :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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