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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원내대표 만남, 마다할 이유 없다"

    김동하 기자 박상기 기자

    발행일 : 2023.05.02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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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실 "여야가 합의한다면 방미 성과 공유하는 자리 가능"
    尹과 野지도부는 만난 적 없어… 실제 회동 성사 여부 지켜봐야

    대통령실은 1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與野) 원내대표 간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친 윤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야당에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야당 지도부와 협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측은 "(만남과 관련한)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이어서 실제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친명계를 중심으로 당내 반발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여야 원내대표들 간에 합의가 된다면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대통령실로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방미 성과와 관련해 여당 지도부와 만나거나, 야당 지도부에 설명하는 자리도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히 제1 야당 원내대표도 새로 뽑히고 해서 여야 원내대표 간 여러 회동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과정에서 여야 원내대표들 간의 모임에서 (대통령과의 회동이)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작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공식 회동은 이뤄진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박광온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되면서 정치권에선 협치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간 친명계 일색이었던 민주당 지도부에서 친이낙연계인 박 원내대표 당선으로 고착 상태를 깰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윤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가 얼굴을 마주하는 여야 영수 회담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박 원내대표 당선이 윤 대통령 방미와 맞물리며 새 국면을 맞은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단 등 다양한 방식의 만남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2일 국회를 방문해 박 원내대표에게 축하난을 전하기로 하면서 회담이 구체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작년 8월에도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에 선출됐을 때 이 정무수석이 이 대표에게 축하난을 전달하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즉석 통화가 이뤄진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민생입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고, 이 대표는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 바란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재명 대표나 전임 박홍근 원내대표와의 공식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격인 영수 회담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회담은 언제나 열려 있다"면서도 야 3당을 포함한 다자 회담에 무게를 두면서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올 초 국민의힘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이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과반 의석인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을 일방 처리하면서 정국은 더 경색되는 국면으로 전개됐다. 특히 대통령실은 간호법 등을 놓고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 행사 여부 등을 고심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직능 단체 의견 수렴과 당정 협의를 거쳐 충분히 숙의한 다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야권의 강행 처리가 거부권 행사 판단의 기준이 되는지에 대해선 "그런 일반적인 원칙하에서 검토는 시작하지만, 각각 법안에 대해서도 특수성을 고려할 것"이라며 담당 부처와 관련 단체, 여당 의견을 두루 듣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도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제외한 채 박 원내대표와만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실질적인 협치가 아닌 인위적으로 비치는 협치는 대통령실이나 민주당 모두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언급에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 측은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바 없다"며 "내일(2일) 이진복 정무수석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기로 했는데,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야 알 것 같다"고만 했다. 이재명 대표도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표 측 인사들은 "황당하다" "이 대표를 패싱하겠다는 것이냐" "대통령이 원내대표만 만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대통령실 언급에 대해 "민주당 갈라치기 시도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 때 이재명 대표가 아닌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와 당내에서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대통령실이 비명계 원내대표에게만 손을 내민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민주당 인사들은 "박 원내대표가 단독으로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가 비명계이긴 하지만 이 대표와 갈등을 빚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회동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물론 순방 전에도 했지만, 돌아와서도 적당한 기회에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와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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