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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하프마라톤에 네덜란드行 티켓까지 걸었다

    김영준 기자

    발행일 : 2023.05.01 / 스포츠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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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장비 회사 ASML 코리아직원 210명 참가… 단체론 최다

    2023 서울하프마라톤이 열린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옆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이 한 무리 참가자들로 북적댔다.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거나 몸을 풀며 밝은 표정으로 마라톤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주말 아침 회사 단체 참가로 모인 직장인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봄날의 마라톤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코리아 직원들이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SML은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세계적 반도체 기업들이 이 회사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반도체 생산 장비 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전 세계 노광 공정 시장점유율이 80%를 훌쩍 넘는다.

    이번 대회에 ASML 코리아 직원 210여 명이 참가했다. 전체 직원 2100여 명의 10%가량이다. 이번 대회에 단체 참가한 92팀 중 가장 많다. 하프 코스에 70여 명, 10㎞에 140여 명이 뛰었다. 직원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가한 이벤트였다. 일종의 사내 자치 기구인 'GPtW(Great Place to Work·일하기 좋은 곳)'에서 서울하프마라톤 단체 참가를 작년 11월 기획했고, 지난달 공지를 낸 지 1주일 만에 200명 넘게 모였다. 자회사 싸이머 코리아 지사장부터 작년 12월 입사한 신입 사원까지 다양한 직급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회사는 직원들 참가비를 전부 지원했고, 참가자 중 5명(하프 참가자 상위 성적 남 2·여 1, 전체 참가자 중 2명 추첨)을 10월 초 네덜란드 본사와 에인트호번시(市)가 함께 주최하는 'ASML 에인트호번 마라톤'에 보내주기로 했다. 1인당 500만원 여행 경비 역시 지원한다.

    참가자들은 퇴근 후 같은 부서원들끼리 함께 달리기를 하거나, 각자 운동을 하며 애플리케이션에 기록을 인증하는 등 서울하프마라톤을 준비해 왔다. 코로나 사태 이후 유명무실했던 사내 러닝 동호회도 신규 회원이 늘어 활기를 되찾았다고 한다. 이날 ASML 코리아 참가자들은 각자 참가 코스에서 모두 완주에 성공했다. 엔지니어 정건웅(35)씨는 하프 코스에 참가해 참가 직원 중 1위로 네덜란드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시간29분32초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기흉에 걸려 오른쪽 폐의 10%가량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쉬는 시간마다 농구 코트로 달려갈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었지만 수술 이후로는 단 10분도 뛰기 힘들어졌고, 군 시절엔 아침 구보도 뛰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취업 준비생 때 대학교 운동장을 하루에 10바퀴씩 뛰며 달리기에 입문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1바퀴도 제대로 뛰기 힘들어 뛰다가 걷기를 반복했지만 점차 달리는 거리를 늘려나가 현재 몸 상태를 만들었다. 그는 사내 러닝 동호회에도 참가하고 있고, ASML 코리아의 이번 대회 단체 참가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정씨는 "달리기를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배웠다"며 "서울하프마라톤이 동료들에게도 달리기의 매력을 느끼고 입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청주에서 근무하는 김정윤(33)씨는 "차로만 다녔던 길을 두 발로 뛰면서 보니 도심 풍경이 색달랐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평소 잘 몰랐던 동료들과도 친해졌다"고 했다. 단체 참가를 기획한 GPtW 장(長) 김현수 매니저는 "전원 무사히 완주해서 뜻깊다"며 "서울하프마라톤을 통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고 더 즐거운 회사 생활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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