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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봄맞이꽃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발행일 : 2023.05.01 / 특집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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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끼손톱보다 작은 하얀 꽃… 노란색 구멍으로 곤충 유인해 꽃가루 옮겨

    온 산하(山河)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던 진달래, 벚나무, 개나리꽃이 지고 기온이 점점 오르는 5월입니다. 봄이 지나가는 이맘때쯤 뒤늦게 봄을 알리는 식물이 있어요. 이름에서 봄이 느껴지는 '봄맞이꽃'이에요.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새끼손톱보다 작은 하얀 꽃이 피는데, 키가 10㎝ 안팎이라 못 보고 지나치기 쉬운 식물이에요.

    봄맞이꽃은 앵초과(科)에 속하는 한해 또는 두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지의 공원과 풀밭에 흔하게 자라요. 높이 10~20㎝ 정도로 성장하며, 뿌리에서만 잎이 나오죠. 20여 개 잎이 방석처럼 퍼져 땅을 덮어요. 잎은 1㎝ 안팎으로 작고 반원형 또는 둥근 달걀 모양이에요.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어요.

    4~5월이 되면 줄기 끝부분에서 꽃줄기 4~10개가 갈라지는데, 그 끝에서 하늘을 향해 꽃망울 한 개를 터뜨립니다. 꽃자루가 한 지점에 모여 달려 우산살 모양으로 꽃이 피어나 '우산모양 꽃차례'라고 불리죠. 꽃은 지름 4~5㎜인 아주 작은 깔때기 모양이에요. 꽃잎은 5장처럼 보이지만, 잘 보면 꽃부리 윗부분이 다섯 갈래로 깊이 파인 것을 알 수 있어요.

    봄맞이꽃의 매력은 흰색 꽃 중앙에 있는 작은 구멍에 있다고 합니다. 테두리가 밝은 노란색인 구멍으로 곤충을 유인해 꽃가루받이를 해요. 구멍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암술 1개와 수술 5개의 윗부분이 살짝 보여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봄맞이꽃속(屬) 식물로는 봄맞이꽃과 애기봄맞이꽃, 금강봄맞이꽃, 명천봄맞이꽃, 고산봄맞이꽃 등 5종이 있어요. 애기봄맞이꽃은 잎이 타원형이고 꽃이 2㎜ 정도로 아주 작아요. 습기가 많은 곳에서 흔히 자라죠. 금강봄맞이꽃은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식물로, 설악산과 금강산의 그늘진 곳에서만 자란다고 해요. 둥근 잎의 가장자리가 7갈래 정도로 갈라져요. 명천봄맞이꽃과 고산봄맞이꽃은 백두산 등 북부 지방 고산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고산봄맞이꽃은 여러 장의 잎이 줄기에 모여 나고 가장자리가 톱니 없이 밋밋해요. 명천봄맞이꽃은 잎 윗부분에 3~4개의 톱니가 있어요.

    또 안개꽃을 닮아 화단 조경용으로 많이 심는 유럽봄맞이꽃도 있죠. 키가 30㎝ 정도로 자라는데, 잎이 좁고 뾰족해요. 잎 윗부분 가장자리에만 톱니가 있는 점이 달라요.

    봄맞이꽃은 이른 봄에 동그란 잎이 동전 같은 구릿빛을 띤다고 해서 '동전초'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땅에 점점이 흩어진 매화 같다고 해서 '점지매'(點地梅)라는 한자 이름도 있다고 합니다. 하얀 봄맞이꽃이 무리 지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다고 하네요. 도시에선 공원의 풀밭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니 여름이 오기 전에 봄맞이꽃을 찾아보세요.
    기고자 :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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