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마약범 사형 구형"… 싱가포르형 엄벌 국가로

    허욱 기자 류재민 기자

    발행일 : 2023.05.01 / 사회 A10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검찰, 대치동 학원가 사건부터 적용 검토

    검찰이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시음' 사건 피의자들에게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는 법 조항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이 사건 피의자들이 마약 음료를 시음한 학생들의 부모에게 금품을 뜯어내려고 했기 때문에 영리(營利) 목적으로 청소년에게 마약을 투약한 혐의가 있다고 봐서 법정 최고형을 구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청소년 상대 마약 범죄에 검찰이 미약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투약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 처벌하는 조항이 마약류관리법에 있지만, 지금까지 검찰이 이 조항을 적용해 기소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과거에는 청소년 상대 마약 범죄가 흔하지 않았더라도 검찰이 가중 처벌 조항 적용 요건인 '영리성' '상습성'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A씨는 2019년 7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여고생 B양에게 필로폰을 투약하고 남성들과 성매매를 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검찰은 징역 22년을 구형하는 데 그쳤다.

    A씨가 B양에게 성매매를 시켰다는 점에서 영리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검찰은 가중 처벌 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A씨는 일명 '그루밍(길들이기)' 수법으로 B양을 가출하도록 한 뒤 동거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B양은 마약 부작용에 따른 뇌출혈로 반신불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1심과 2심 재판에서 검찰 구형량의 절반도 안 되는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마약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흉악한 마약 범죄자에게 검찰은 약한 구형을 하고, 법원은 더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면서 "급증하는 마약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검찰 구형부터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청소년 대상 마약 범죄자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는 마약류관리법 조항을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대검은 △청소년에게 마약 공급 △청소년을 이용한 마약 유통 △청소년을 마약에 중독시키는 범죄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사형을 포함한 가중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30일 밝혔다.

    해외에서는 마약 사범에 대한 사형 집행까지 이뤄지고 있다.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 26일 탕가라주 수피아(46)를 대마 밀매 혐의로 교수형에 처했다고 한다. 그는 대마 1㎏을 밀매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사형을 선고받은 뒤 수감돼 있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작년에만 마약 밀매범 11명에게 사형을 집행했다. 싱가포르 법에는 대마 밀수 규모가 500g을 넘으면 사형을 선고할 수 있게 돼 있다.

    마약 사범 엄벌로 유명한 중국을 포함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전 세계 35국이 마약 사범에게 사형을 내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란에서 2022년 상반기에 최소 251명이 사형을 당했는데, 3분의 1 이상인 91명이 마약 관련 범죄 때문이었다. 단순 마약 소지는 약하게 처벌하는 미국도 마약 공급과 유통 범죄만큼은 최고 형량을 종신형으로 두고 있다.

    대검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마약 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81명으로 5년 새 30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 사범이 1만4123명에서 1만8395명으로 약 3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청소년 마약 사범 증가율이 10배에 이른다. 검찰은 청소년일지라도 마약 공급망을 갖추거나 의료용 마약을 또래에게 불법 유통한 경우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다만, 단순 투약 청소년에 대해서는 교육·치료 조건부 기소유예를 적극 활용해 치료와 재활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약에 취한 40대 남성, 강남 주택가서 '나체 난동'

    한편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의 주택가에서 마약을 투약한 채 나체로 주민을 위협한 혐의로 40대 남성 C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C씨는 지난 29일 오전 마약에 취한 채로 다세대주택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의 소지품에서는 다량의 필로폰과 대마가 발견됐다.
    기고자 : 허욱 기자 류재민 기자
    본문자수 : 2084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