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尹 "대만 현상유지 지지"는 상식 발언… 中, 실언으로 둔갑시켜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발행일 : 2023.05.01 / 종합 A4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中 논리 깨는 '3가지 포인트'

    중국 외교 전랑의 공격에 맞설 묘수가 있다. 바로 언쟁(言爭)을 논전(論戰)으로 바꾸는 전술이다. 중국의 "막말 전술"에 휘둘려 무익한 "언쟁"에 빠지지 말고, 중국 측 주장의 허점을 파고들어 막말의 근거를 허무는 논전을 펼쳐야 한다. 막말하는 외교부에는 공식적으로 엄중하게 "외교의 프로토콜을 지켜달라" 요구하면 끝이다. 대신 중국의 가장 아픈 곳, 약한 곳을 제대로 때리는 일침견혈(一針見血)의 정공법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무력으로 대만해협의 현상을 바꾸려 하지 말라고 충고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대만의 현상 유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양안(兩岸) 문제가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간의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서서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한 점이 중국 외교부의 역린을 건드렸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한국과 북한은 주권국이며 두 나라 모두 유엔 회원국이나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며, 중국 핵심 이익 중의 이익으로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스스로의 일"이라면서 대통령을 향해 그 문제의 "불용치훼"란 표현을 썼다.

    일단 휘발성 강한 "불용치훼"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자 중국 외교부의 허술한 논리는 뒷전에 묻히고 말았다. 한국 대통령의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을 중대한 외교적 실언으로 둔갑시킨 후, 상대국을 격분시켜 언쟁으로 만들려는 판에 박힌 수법이다. 과격한 발언으로 주변국의 입을 막아 아예 대만 문제를 거론할 수 없게 하려는 의도인데, 문제는 그 논리가 터무니없이 허술하다는 점이다.

    1. 대만 문제는 '글로벌 이슈' 맞아

    첫째, 국제사회의 그 누구도 "대만 문제도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이슈"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다. "산업의 쌀" 반도체 생산대국인 대만은 이미 세계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세계 경제는 대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양안의 현상 유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차이나"라는 큰 공룡을 달래고 어르고 눌러야만 하는 국제사회 공동의 큰 숙제다. 대만은 국제경제의 중요한 허브이며, 대만인 절대다수의 의지에 따라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자유 진영의 전초기지다. 따라서 양안 문제는 정확히 남북한 문제만큼 중대한 국제적 이슈이다. 대만이 유엔 회원국이 아니라서 남북한 문제와 다르다는 중국 외교부의 지적은 국제 현실을 무시한 1차원적 형식논리일 뿐이다.

    2. 대만, 중화인민共 영토인 적 없어

    둘째, 중국은 노상 "대만은 예로부터 중국 영토의 나눌 수 없는 일부였다"며 대만이 이미 중국의 부속 영토인 듯 우겨대지만, 역사적으로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에 복속된 적이 단 한 순간도 없다. 대만은 1683년에야 청 제국에 정복되었고, 청일전쟁의 결과 1895년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일제 패망 후엔 중화민국(中華民國)의 영토가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중화민국은 대만을 포함한 전 중국 영토의 합법적 정부로서 유엔 창립회원국이자 상임이사국이었다. 다만 국공내전의 결과 대륙을 잃었기에 대만으로 그 영토가 축소됐을 뿐이다. 그런데 중국은 "대만이 예로부터 중국 영토였다"는 비역사적 주장 위에서 대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영토라고 논리적 비약을 한다. 물론 중국 정부는 대만뿐 아니라 신장 지역도 고대부터 중국의 영토였다고 우겨대지만, 그 주장의 허구성은 전 세계가 알고 있다.

    3. '하나의 중국' 정책과 원칙은 별개

    셋째,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채택한 '하나의 중국 정책(One China Policy)'은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One China Principle)'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이 말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르면,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의 부속 영토이므로 하나의 중국에 흡수되어야 한다. 반면 '하나의 중국 정책'이란 양안 관계를 현상으로 유지한다는 전제 위에서 대부분 국가가 현실적으로 채택하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일 뿐이다. 유엔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서 대만을 회원국으로 승인하지는 않지만, 대만이 중국의 한 부속 영토라고 단정하지도 않는다. 세계 대다수 국가가 그렇게 대만에 대한 전략적 애매함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대만의 인구는 2400만명 정도로 호주와 거의 같고, 국민총생산은 세계 21위이며, 군사력은 세계 23위인 데다 민주적 선거로 정권을 창출하는 유엔 회원국 190여 그 어느 나라에 견줘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독립적 정체(政體)이기 때문이다. 국제법상 대만의 지위가 독립국이 아닌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유엔 회원국이 아니라는 점밖에 없다. 그러한 대만을 침략하여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시도는 현실적으로 대규모 국제전을 부를 수밖에 없다. 그런 전쟁을 막기 위해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분명하게 대만 수호를 공언했다.

    앞으로도 중국의 외교 전랑들은 틈만 보이면 정해진 중국식 외교 매뉴얼에 따라서 "참견 말라", "불에 탄다", "자멸한다", "이미 예고했다" 등등 막말 협박을 이어갈 것이다. 그런 막말에 당황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외교 전랑들의 허술한 주장을 팩트와 논리로 하나하나 격파하는 지성을 발휘해야 한다. 중국 외교 전랑들이 왜 습관적으로 험한 표현만 골라 쓰나? 그들 자신이 논리의 빈곤을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기고자 :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본문자수 : 265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