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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고령이 새벽에 가상화폐 거래? 누가봐도 차명이잖아

    홍준기 기자

    발행일 : 2023.03.31 / 경제 B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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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정보분석원 현장검사 결과

    국내 한 가상 자산 거래소에서 94세 고객 A씨가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을 이용해 30종 이상의 다양한 가상 자산을 거래하고 있었다. 이 고객은 늘 99만원 이하로만 쪼개서 거래했다. 100만원이 넘는 가상 자산을 다른 거래소로 보내면 거래자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트래블 룰'을 회피하는 치밀한 모습까지 보인 것이다. 누가 봐도 차명 거래가 의심되는 상황인데, 거래소는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또 다른 거래소에서는 73~85세 고객 31명이 모두 똑같은 해외 IP(인터넷 접속 주소)에서 프로그램 자동 매매로 거래를 했지만, 역시 걸러내지 못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 자산 사업자(두나무, 빗썸코리아, 스트리미, 코빗, 코인원) 5곳을 대상으로 자금 세탁 방지 등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현장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위법·부당 행위 사례를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가상 자산 거래소는 고객이 차명 거래를 하는 것으로 의심되면 관련 법에 따라 고객 신원 정보나 금융 거래 목적, 거래 자금 원천을 확인해야 한다.

    거래소들은 일부 비정상적인 거래나 범죄 혐의가 있는 고객 거래도 FIU에 보고하지 않았다. 학생인 20대 투자자가 해외에서 32억원 규모의 가상 자산을 전달받아 878회에 걸쳐 판 다음 이 금액을 모두 인출했다. 그런데 이 거래소는 자금 출처나 거래 목적을 확인하지도, FIU에 관련 사실을 보고하지도 않았다. 거래소의 임직원은 해당 거래소를 통해서 가상 자산을 매매할 수 없는데, 배우자의 계정을 이용해서 거래한 사례도 적발됐다.

    FIU는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서 법규 위반 사업자에 기관 주의를 내리고 4억920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FIU는 "이번에 지적한 사항을 3개월 이내에 개선하라고 요구했고, 이후 이행 사항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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