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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지리산 케이블카 재도전… 환경단체 "경제성 없다"

    김준호 기자

    발행일 : 2023.03.31 / 영남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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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조건부 통과에… "우리도 본격 추진"

    경남도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달 강원도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통과한 것을 계기로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환경 단체 등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개발하기보다는 보존해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논란이 격화할 조짐이다.

    박완수 지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지역 숙원이었던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과거 자료 등을 분석해 중앙정부에 케이블카 설치를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지사는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지리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도 개발되지 못했고, 인근 군 지역은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 위기에 처했다"며 "균형 발전 차원에서라도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남에서는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케이블카 건설 추진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가장 마지막 도전은 지난 2016년이었다. 당시 경남도는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지리산 장터목~함양군 마천면 추성리를 잇는 길이 10.5㎞ 노선으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국립공원 계획 변경'을 정부에 신청했지만, 환경부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환경성과 공익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환경 단체 반발도 컸다. 이후 경남의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동의'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남도는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것이 사실상 승인된 만큼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완수 지사는 "새 정부 들어 환경 정책 기조가 규제보다는 이를 완화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것처럼 지리산 케이블카 역시 준비를 잘하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남도는 박 지사의 지시로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 전담 팀'을 꾸린 상태다. 앞서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추진해왔던 산청군, 함양군과 함께 최적의 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것은 경남뿐만이 아니다. 경남과 함께 지리산을 공유하는 전남(구례군)과 전북(남원시)도 오래전부터 케이블카 또는 산악 열차를 추진하고 있다. 박 지사는 "전남·북 도지사에게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같이 노력하자고 제의했고, 모두 동의한 만큼 함께 노력해 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리산 케이블카는 여러 지자체가 얽혀 있는 사업이어서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지난 2012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가 "지리산 권역 네 지방자치단체인 경남 산청·함양군,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가 개별적으로 신청한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단일화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이 지자체들 간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사업은 진척되지 않았다.

    환경 단체 등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10여 단체는 오는 4월 3일 남원에서 '지리산 지키기 연석회의'를 갖고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환경 단체인 지리산초록걸음 최세현 대표는 "지리산은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큰 곳"이라며 "케이블카 설치는 환경 훼손이 불 보듯 뻔하고 공익성이나 경제성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리산 케이블카는 수요 예측을 못 해 혈세를 낭비하는 수많은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남도 산하 '케이블카 추진 전담 팀' 관계자는 "2016년 마지막 신청 때 노선안은 긴 구간 등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협의 과정을 통해 최적 노선안을 도출하려고 한다"며 "전북·전남과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지리산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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