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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억 들인 지산IC 진출로, 개통도 못한채 '폐기' 운명

    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3.03.31 / 호남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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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 위험성 매우 높아… '혈세 낭비' 광주시 책임론 부상

    광주광역시가 예산 77억원을 들여 신설한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가 개통도 못 한 채 용도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교통사고 위험도 평가 용역 결과, 진출 실패율과 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산IC 개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다른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낭비'에 대한 비판과 책임 소재를 가리는 감사 등 후유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산IC는 지난 2021년 11월 완공됐다. 하지만 인접한 터널과 거리가 짧아 운전자의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 일반적 진출로와 달리 1차로에서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이어서 완공 무렵부터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1년 넘게 개통이 연기돼 왔다.

    광주시는 지난 2015년부터 지산IC 신설을 추진했다. 인근 지산 유원지와 무등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 77억원을 들여 양방향 총 연장 0.67㎞, 폭 6.5m의 진출로를 신설하기로 했다. 당초 도로 오른쪽 진출 방식으로 2018년 9월 착공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주민 설명회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이 소음·분진 피해 등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자 왼쪽 진출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했고, 이듬해 11월 공사를 재개했다. 2021년 11월 완공과 함께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사고 위험성이 제기돼 완공 직후와 지난해 3월 2차례 개통이 연기됐다. 이어 지난해 민선 8기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안전성 검증을 제안, 지난해 10월부터 위험성 평가 용역을 진행했다.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5개월간 진행한 '지산IC 진출로 교통사고 예측 및 위험도 평가 용역' 결과, 지산IC는 터널과 진출로의 거리가 너무 짧아(양방향 각각 5m, 18m) 일반적 진출로에 비해 진출 실패율이 2.4~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위험도 일반적 진출로보다 최고 14.3배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용역에서는 교통량 조사 등을 토대로 3D 가상현실(VR) 환경을 구축, 시뮬레이션(모의 주행)을 통해 운전자 주행 행태를 분석했다. 주행 실험에서는 지산IC의 오른쪽 진출 방식(최초 설계), 왼쪽 진출 방식(설계 변경), 안전 시설을 보완할 경우 등을 설정한 뒤 일반적인 오른쪽 진출로와 비교해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진출 실패율은 일반적 진출로가 5%인 데 비해 왼쪽 진출로는 40%, 오른쪽 진출로는 35%, 안전 시설을 보완했을 때는 12%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산IC는 터널과 거리가 짧아 왼쪽 진출 방식은 물론, 오른쪽 진출 방식이라 해도 진출 실패율과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애초 진출로를 설치하기에 부적합한 장소로 분석됐다.

    광주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지산IC 개통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취임 전부터 개통 불가 입장을 밝혀온 데다 용역에서 예측된 위험성도 심각한 수준인 만큼 조만간 '개통 불가'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예산 77억원을 들여 완공하고도 개통조차 못 하게 된 데 대한 비판과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박수기 광주시의원은 "설계 변경 과정에서 좌측 진출로의 위험성을 지적한 자문 회의 의견이 삭제 또는 축소됐다"며 "철저한 감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가린 뒤, 사업 실패와 예산 낭비에 대해 광주시는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다음 달 3일부터 지산IC 도로 개설 사업 전반을 대상으로 특정 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갑재 광주시 감사위원장은 "문제가 확인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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