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코로나 세대 고1, 학기 초부터 자퇴 상담 늘었다

    안준현 기자 조재현 기자 유재인 기자

    발행일 : 2023.03.31 / 사회 A10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중학교 3년간 비대면 익숙… "친구 못 사귀고 나홀로族 많아"

    이달 경기도 용인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한 한모(16)양은 중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한양은 비대면 수업으로 중학교 3년 대부분을 보냈던 '코로나 세대' 중 한 명이다. 한양은 "초등학교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친구들과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학교에서 공황장애 같은 증상도 겪었다고 했다. 얼마 전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조별 과제를 내줘서 친구들과 마주 앉았는데 갑자기 손에 땀이 나고 긴장이 돼서 교실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대부분 공공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 학교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갔다. 특히 이달 초 입학식을 치른 고교 신입생들은 중학교 3년을 온전히 '코로나 격리' 속에서 보낸 세대다.

    사회적 자아가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3년간 선생님이나 친구들 접촉이 거의 없는 상태로 중학교 생활을 한 탓에, 이들이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들이 학교마다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교사들이 당혹스러워할 정도로 "단체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본지가 최근 전국 20개 고교의 1학년 담임 교사와 각 학교의 상담 담당 교사를 취재한 결과, 한결같이 "신입생들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우선 학교별로 혼자 있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상담실이나 보건실을 찾아와서 혼자 시간을 보내려고 하거나, 점심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도 혼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16)군은 "요즘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들과 몇 마디 나누는 게 전부"라며 "개학 후 한 달이 지났는데 쉬는 시간에 혼자 자리에 앉아 있는 반 친구가 20명 중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자퇴를 고민하는 아이들이 늘었다는 교사도 많았다. 수도권 고교의 상담 교사 A씨는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7주간 상담 과정을 거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원래는 1년에 1~2명 받을까 말까였다면, 지난 한 달 동안은 신입생들만 5명이 신청했다"고 말했다.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어도 학교 수업이 되는데 왜 학교를 다녀야 하느냐는 아이가 많다"고도 했다.

    경남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작년에 전교생 중 10여 명이 자퇴해 학교가 술렁였다고 한다. 이전까지 이 학교 자퇴생은 많아도 1~2명 수준이었다. '코로나 격리'가 완화되고 대면 수업이 재개되면서부터 생긴 현상이었다는 것이다. 이 학교 교사 B씨는 "지역이나 학교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교사들 사이에선 다른 학교도 상황이 비슷하다는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비대면 수업 기간 온라인 화상 대화 프로그램 등 디지털 기기를 썼던 습관이 여전해, 아이들이 교우 관계를 더 어렵게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박모(16)양은 이달 학교에서 반 친구 4~5명과 함께 조별 과제를 했는데, 친구들과 바로 옆에 앉아 있으면서도 직접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꺼내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박양은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소통하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다수 교사와 전문가들은 "'코로나 세대'에 대한 전문적 연구와, '학습 결손'만큼 '사회성 결손'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적응을 잘하는 아이들을 주축으로 해서 1대1 멘토링을 한다든지, 아이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안준현 기자 조재현 기자 유재인 기자
    본문자수 : 178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