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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거래 절반이 이제 온라인… AI·토큰증권 새시장도 열렸다

    홍준기 기자

    발행일 : 2023.03.30 / 기타 F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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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안에서 모든 거래 이뤄지는 '디지털 금융 시대'로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은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디지털 금융'의 시대가 열렸다. 금융사들도 더 편리한 앱을 만들어서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투자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의 수준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거래 방식별 비율을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전화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51.2%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만 해도 이 비율이 28.8% 수준이었는데, 7년 만에 절반 이상으로 뛰어오르며 가장 보편적인 거래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중에서도 모바일 앱을 통한 거래 비율이 39.7%로 가장 높았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 수는 2억704만명이었고, 인터넷뱅킹을 통한 자금 이체·대출 신청 서비스 이용 건수는 1971만건(76조3000억원)에 달했다.

    주식 거래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체결 금액 기준으로 개인 투자자의 모바일 거래 시스템(MTS·증권사 앱)을 통한 거래 비율은 2015년 28.9%였는데, 올 초부터 지난 13일 사이에는 60.7%까지 높아졌다. 국내 주식 투자자가 손에 쥔 스마트폰 안에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더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 위한 무한 경쟁

    디지털 금융 보편화는 금융사에는 양날의 검이다. 앱 설치와 비대면 가입을 통해 비교적 쉽게 고객을 모을 수 있지만, 다른 금융사로 계좌와 자산을 옮기기도 그만큼 쉽다. 편리한 서비스·높은 금리 조건 등을 두고 경쟁사와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신협 모바일뱅킹 앱의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신협은 '온뱅크' 앱을 통해 상호금융권 최초로 비대면 조합원 가입과 출자금 계좌 개설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앱 사용자는 출시 3년 만에 230만명까지 불어났다. 온뱅크는 다양한 고객 맞춤형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 통해 성장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온모임 통장이다. 친목 모임의 총무가 서비스를 신청하면 회원·회비 관리, 메시지 전송이나 게시글 작성을 통한 회비 납부 요청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기업 금융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기업용 모바일뱅킹 '기업온(ON)뱅크(가칭)'를 개발 중이고, 기존의 '기업 인터넷뱅킹'도 개선 작업 중이다. 기업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등의 계열사를 보유한 OK금융그룹 역시 디지털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다. OK금융그룹은 현재 비교 대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비교 대출 플랫폼을 통해 저축은행·캐피털로 유입되는 고객의 비율이 높은 만큼, 직접 플랫폼을 운영해 디지털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취지다.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금융 플랫폼 구축에만 그치지 않는다. OK금융그룹은 비금융 콘텐츠 플랫폼인 '이모만세'를 만들었다. 이모만세는 '이제 즐겨봐, 모든 순간이, 만화처럼 신나는, 세상'의 줄인 말로 아마추어 콘텐츠 작가들이 일상의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짧은 웹툰이나 이모티콘으로 그려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앞으로 OK금융그룹은 금융·비금융 콘텐츠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들이 '통합 앱' 안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펼 계획이다.

    ◇AI 활용해 고객에게 투자 조언

    금융권에서도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 중이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지난해 국내 금융 AI 시장이 연평균 38.2% 성장해 2026년에는 3조2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금융사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거나, 개별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무를 자동화해 비용을 절감하거나, 각종 금융 규제에 적절히 대응하는 과정에도 AI 기술은 큰 도움이 된다. 현재도 챗봇이 고객 안내나 민원 대응 업무를 일부 수행하고 있지만, 기술이 고도화되면 '가상 은행원'이 등장해 더 많은 금융 업무를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를 활용한 투자 자문 서비스인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도 AI 기술과 만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딥러닝 AI에 운용을 일임하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인공지능 기반 리서치 서비스 'AIR(AI research) ETF'를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총 124종목에 대한 분석 정보를 제공 중이며,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7월부터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AI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에는 미국 주식으로 분석 범위를 넓혔고, 지난 2월부터는 미국 ETF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한다.

    삼성자산운용도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ETF 관련 정보를 제공 중이다. '테마별 ETF' 페이지를 통해서는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테마(투자 주제)나 섹터별로 ETF를 찾아볼 수 있다. 'ETF 트렌드 한눈에 보기'에서는 '강남 3구에서 많이 구매한 ETF'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주제를 선별해 매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모바일 홈페이지에서는 상품 정보 화면의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상품을 실제 매수할 수 있는 증권사 MTS 화면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하나증권 등 5개 증권사 MTS로 바로 이동해 해당 ETF를 손쉽게 매수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 1월 ETF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고객에게 더 많은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ACE(한투운용의 ETF 브랜드명) ETF 홈페이지에서는 한투운용의 ETF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운용사 ETF 정보도 검색해볼 수 있다. 또한 한투운용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베트남 관련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 베트남 현지법인을 연결해 한 주간 베트남 시장을 리뷰하고 향후 시장을 전망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 '베트남 NOW'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유튜브 채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재미 위주 정보와 깊이 있는 투자 정보를 배합해 제공하고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인플루언서가 돈과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가는 'You돈Know' 등의 콘텐츠를 통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면, 펀드에 대한 심층 정보를 제공하는 '펀드데이트'와 펀드매니저의 투자 철학을 짧은 영상에 담아낸 쇼츠(Shorts) 콘텐츠 '60초 지식톡톡' 등을 통해 전문성이 가미된 투자 정보도 함께 전달한다.

    ◇토큰 증권 통한 조각 투자 등 새 먹거리도

    디지털 금융 영역에는 토큰 증권(ST·Security Token)처럼 국내 금융사들에 '새로운 먹거리'도 등장했다. 토큰 증권은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증권이다. 기술적인 배경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 화폐와 동일하지만,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삼는 '증권'이라는 점이 다르다. 토큰 증권이 도입되면 미술품과 음악 저작권, 부동산 등을 잘게 쪼개서 조각 투자의 대상으로 삼기 쉬워진다. 한국마사회도 토큰 증권을 통해 일반인들이 소액으로도 경주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증권업계는 토큰 증권을 통해 다양한 유·무형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중개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이 등장하는 셈이기도 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에이판다파트너스와 함께 준비 중인 토큰 증권 플랫폼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고, 올 하반기에는 서비스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토큰 증권을 통한 조각 투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토큰 증권 거래 플랫폼 구축, 유관 기관과의 협업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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