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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180) 태어나자마자 대학 입학 허가증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발행일 : 2023.03.30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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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나 골프선수 박지은이 다녔던 학교로 알려진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는 1885년 개교하여 역사가 138년이다. 수백개 전공학과와 더불어 학생이 자신의 4년을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다른 대학보다 일찍 온라인 대학을 만들었고, 'U.S.뉴스&월드 리포트'의 '혁신 프로그램' 분야에서 MIT나 스탠퍼드대학을 제치고 매년 1위를 차지할 만큼 늘 새로운 아이디어로 성장하는 대학이다. 스타벅스나 우버 등 기업의 장기 근속자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대학의 온라인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또한 유명하다.

    얼마 전 이 대학에서 앞으로 애리조나주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에게 입학 허가증을 수여한다고 발표해서 교육계를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처럼 심각하지는 않지만 미국도 대학 진학 예정자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출생부터 초·중·고등학교 과정 모두를 대학이 지켜보면서 학생의 선호와 장점을 파악하고 일찍부터 지원하며 좋은 인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입학 정원 미달을 고민하는 우리나라의 지방 대학이 참고할 만한 사례다. 다소 단편적인 생각이지만 프로그램이 좋은 대학에 출생과 동시에 입학이 보장된다면 부모의 사교육 비용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입시 지옥에서 자유로운 학생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좋아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찾게 되고, 원한다면 이미 합격이 되어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서 그 분야의 미래를 설계할 것이다. 그야말로 참신한 아이디어다.

    얼마 전 정부가 '글로컬 대학' 육성을 위한 지방 대학 지원책을 발표했다. 사용한 표현대로 대학의 '과감한 도약(Quantum Leap)'과 더불어 미래의 학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프로그램의 실행이 시급해 보인다. 1980년대 초반, 송도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농구선수 정덕화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경인고속도로가 마르고 닳도록 달렸다는 연세대 강필승 체육부장의 일화가 생각난다. 교육의 핵심은 사람이고, 교육의 시작과 끝도 사람이다.
    기고자 :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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