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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채식주의자 위한
미트프리 메뉴 함께 팔고
치킨+버거+사이드 모아
함께 먹는 샘플러 제작…
1만8200여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 이곳 행상인들은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해 더 작은 섬에 물건을 팔곤 한다. 2008년 19개 점포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이 같은 현지 유통 구조를 파악해, '도매형 매장'과 '소매형 매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행상인과 호텔·레스토랑·카페 사업자까지 점포를 50개로 확장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우리 유통·식품 업체들이 '현지화'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과거 우리 업체들이 현지 교민이나 교포를 겨냥해 한인 타운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발을 들였다면 이젠 외국 현지 소비자를 처음부터 타깃으로 삼는다. 우리 업체들은 한국적인 터치를 가미한 현지화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로컬 터치 입힌 K치킨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한국식 치킨'이란 흔히 한국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판매 방식을 현지에 익숙하게 바꾼 것이 보통이다. 이른바 로컬 터치를 입힌 'K치킨'이다.
세계 57국에서 700여 매장을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국가별로 매장 타입과 메뉴 구성을 달리한다. BBQ는 작년 11월 필리핀에서는 마닐라의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GBC)에 1호 매장인 '하이스트리트점'을 열면서 '고급 한식 레스토랑'으로 매장을 꾸몄다. 치킨이 간식이나 야식 개념보다 고급 식사로 여겨진다는 점을 감안해 떡볶이, 찜닭, 돌솥밥까지 17종의 한식을 함께 판다. 같은 동남아 국가이지만 무슬림 국가로 술을 먹지 않는 말레이시아에서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유일하게 할랄 인증을 받은 치킨을 밥과 샐러드를 곁들인 세트 메뉴로 판다.
2007년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교촌치킨은 미국·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아랍에미리트 등 6국에서 67개 매장을 운영한다. 2018년까지만 해도 28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가 최근 5년 사이 2.4배로 증가한 것이다. 2021년 문을 연 두바이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은 오픈 한 달 만에 46만디르함(약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교촌 관계자는 "여러 명이 다양한 메뉴를 즐겨 먹는 것을 좋아하는 중동 사람들의 특징에 맞춰 치킨과 버거, 사이드 메뉴 등으로 구성한 '하우스 샘플러'를 내놓는 등 현지화 전략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36개 점포를 운영 중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미트프리(Meat free·고기 불포함) 메뉴와 비빔밥 같은 메뉴를 함께 판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치킨'을 동남아 시장 주력 메뉴로 정했다. 한류 열풍으로 2년 전쯤부터 불고기 버거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동남아 시장에서는 여전히 접시에 치킨과 밥을 함께 담은 '콤보' 메뉴가 메인이다. 베트남(246개), 미얀마(40개), 라오스(5개), 캄보디아(4개), 몽골(3개) 등 5국 298개 매장을 운영 하고 있다.
◇무슬림 시장 공략도 강화
전 세계 인구의 24%인 19억명 무슬림 시장을 잡기 위한 '할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SPC는 올해 하반기 완공하는 'SPC 조호르바루 공장'을 '할랄 인증 제빵 공장'으로 만들고 동남아와 중동을 아우르는 할랄 시장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한 빵과 케이크, 소스류 등 100여 제품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같은 기존 진출국을 비롯해 중동 국가에까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현지에 생산 역량을 확보해 'K할랄 전진기지'로 삼는다고 밝혔다. 더불어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무슬림 시장과 채식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플랜테이블은 출시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20개 이상 국가에 수출 중이다.
[그래픽] 현지화로 '글로벌' 시장 공략하는 한국 기업들 기고자 :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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