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비접촉 돼지 체중 관리기, 버섯 균사체 가죽…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농식품 첨단 기술 스타트업 지원

    김정엽 기자

    발행일 : 2023.03.28 / 기타 D4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매년 농식품 창업콘테스트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김덕수씨는 돼지를 출하할 때마다 골머리를 앓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돼지 1마리 몸무게를 재기 위해 인력 3명이 달라붙어 5분 이상 힘을 써야 겨우 저울에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돼지가 자꾸 움직여 정확도도 떨어졌다. 돼지는 몸무게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정확도가 떨어지면 등급별 가격 차이는 적게는 1만 원, 많게는 10만 원까지 난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 '일루베이션(대표 원형필)'이 양돈 모바일 체중 관리기 'Viiew(뷰)'를 만들었다. 뷰는 '비접촉식 양돈 모바일 체중 관리기'다. 3D 스캐너로 돼지를 촬영하면 알고리즘을 통해 10초 이내에 95% 이상의 정확도로 체중을 측정한다. 기존 방식보다 약 60배 빠르게 돼지 무게를 잴 수 있다.

    고정식 체중계를 사용해 돼지 80두 몸무게를 재려면, 3명이 달라붙어야 했다. 측정 시간도 3시간이 훌쩍 넘었다. 양돈 모바일 체중관리기를 이용하면 1명의 노동력으로 돼지 80두 몸무게를 측정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돼지의 적정 출하시기를 조절할 수 있어 농가의 연간 사료비와 관리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김덕수씨는 "기존 고정식 체중계와 비교해 돼지와 사람 모두 체중 측정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며 "노동력과 생산비 절감 효과가 우수해 소득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루베이션이 실제로 양돈 농가에서 모바일 체중 관리기를 사용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1등급 양돈 출현율이 약 14%포인트 높아졌다. 체중 측정과 관리가 원활히 이뤄져 돼지 출하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농가의 연간 사료비와 관리비도 각각 10%, 4% 절감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돼지 3000마리를 출하하는 농가의 경우 약 6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일루베이션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농진원)과 함께 성장한 기업이다. 원형필 일루베이션 대표는 2018년 농진원이 주최한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 보육 프로그램도 4년째 지원받고 있다. 원형필 대표는 "농진원은 자금 지원부터 컨설팅, 융자와 기술 보호까지 스타트업이 성장하는데 오랜 시간 지원을 한다"며 "농업 기업과 전문적인 투자도 연계해 주고, 첨단기술 지원 사업과 로드쇼 등 다양한 기회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농진원은 일루베이션과 같은 농식품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농식품 창업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686개 기업이 창업콘테스트에 참가했다. 지난해엔 지능형 농업, 친환경 생명공학(그린바이오), 식품기술(푸드테크)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기업들이 열띤 경연을 벌였다.

    이를 통해 농진원은 농식품 첨단기술 분야 스타트업의 혁신성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까지 첨단기술 분야 등 창업기업 576개사에 사업화·컨설팅 지원을 했다. 육성기업 사업화 자금도 지난 2021년 95억원에서 지난해 123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업들이 홈쇼핑 온라인스토어 등 대형 유통 채널에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있다.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동물·인조 가죽을 대체하는 소재를 개발한 '마이셀(대표 사성진)'도 농진원이 발굴한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2020년 창업한 마이셀은 버섯 균사체를 이용해 식품·패션 등 여러 산업에서 사용될 수 있는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다. 마이셀이 개발하고 있는 버섯 균사체를 이용해 만든 가죽은 동물·합성 가죽에 비해 물 사용량이 적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환경친화적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소가죽을 생산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균사체 가죽은 2~4주 내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균사체 가죽을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배양액 또는 부산물은 화장품·제약 원료, 포장·단열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이셀은 지난해 8월 1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루 최대 300㎡ 규모의 대체 가죽을 생산하고 2t 규모의 대체육·단백질원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지능형 농장 설비 구축을 진행 중이다.

    천연 항균물질을 활용해 항균 포장재를 만드는 '뉴로팩(대표 고의석)'은 농진원의 '민간 R&D사업화' 지원을 받았다. 뉴로팩에서 개발한 향균 포장재의 주요 특징은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제조해 독성이 없고, 생분해된다는 점이다. 전분을 사용해 만든 포장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생분해되는 바이오플라스틱으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포장재에 도포되어 항균작용을 하는 은행나무 추출물은 유해미생물(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의 생육을 억제함으로써 농식품 유통 및 보관 시 선도유지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해가 없다. 뉴로팩은 이러한 기술력으로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액이 약 370% 증가하는 등 큰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농진원에서 주관하는 '농식품 창업콘테스트' 최종 결선에 진출해 기술 및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고의석 뉴로팩 대표는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국내는 물론 국외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및 식품들이 신선한 상태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정엽 기자
    본문자수 : 264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