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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신진서와의 결승 영광… 즐기면서 기회 노릴 것"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발행일 : 2023.03.28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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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부터 맥심배 결승 앞둔 '언더독' 이원영 임전 각오
    "초반 중요… 긴 호흡 끌고가야 3국까지 갈 경우 내게도 기회"

    신진서(23)와 이원영(31)의 결승전 조합은 아무리 봐도 낯설다. 39개월 연속 1위와 한국 18위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결승전 아닌 도전기로 착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4월 3일 시작될 제24회 맥심배 결승 3번기는 과연 뻔한 행사로 끝날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승부 세계에선 결과 예단만큼 위험한 게 없다는 점. 링과 그라운드, 코트와 바둑판 위에서 이변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왔다. 처음 출전한 이원영의 결승행을 점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신민준 박진솔 한상훈 한승주를 제치고 여기까지 왔다. 그 사이 박정환 변상일 강동윤 등 최상위 랭커가 줄줄이 탈락했다.

    입신(入神·9단의 별칭) 32명이 출전한 이 대회 우승 상금은 5000만원. '수퍼 언더독'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원영이 어떤 각오로 임하는지 직접 들어봤다.

    ―2022년 제8기 국수산맥 국내 토너먼트 우승 이후 두 번째 정상 도전이다.

    "그 무렵 안동시 백암배 오픈 대회서도 결승까지 갔는데 준우승에 그쳐 아쉬웠다. 한 번 더 정상에 오르고 싶다."

    ―서른 살이 넘었다. 대다수 기사가 퇴보하는 시기에 오히려 상승하는 비결이 뭘까?

    "두 가지를 꼽고 싶다. 하나는 조급함을 내려놓은 것이다. 집착을 떨치자 승률이 조금씩 올라갔다. 또 하나는 프로 지망생 유망주들을 가르치면서 내 공부가 많이 됐다."

    ―상대는 신진서다. 이길 수 있을까.

    "워낙 막강해서….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내 바둑을 두어야 한다. 세계 최강자와 결승을 둔다는 영광에 만족하고 집착하지 않겠다."

    ―우승 확률을 백분율로 점친다면 얼마쯤 될까?

    "거의 0%에 가깝겠지. 하지만 잘 준비하면 20~30%까지 가능할 것이다. 만약 한 판을 이겨 최종 3국까지 간다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첫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진서도 인간인데 약점이 있지 않을까.

    "내 눈엔 잘 보이지 않는다. 초-중-종반이 모두 강하다."

    ―신진서 대 홍성지의 준결승전을 보면서 얻은 교훈이라면?

    "신진서와 둘 때는 초반에 한 수만 삐끗해도 바로 끝장이란 걸 재확인했다. 뒤처지지 않고 긴 호흡으로 끌고가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둘의 통산 상대 전적은 2승 2패 호각이다.

    "내가 이긴 두 판은 신 9단이 초년병이던 2014년 거둔 것이어서 의미가 작다. 이후 2018년과 2021년 연속 졌는데 이게 진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결전을 앞둔 출사표 한마디.

    "스스로 생각해도 도전자가 돼 도전기에 나가는 기분이다. 크게 긴장되지 않고 마음이 편하다. 결승 기간에 최대한 즐긴다는 생각으로 임하려 한다."

    ―앞으로 소망은?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나이의 벽이 허물어졌다. 누구건 열심히 공부하면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다. 요즘 맹활약 중인 원성진(38) 선배 나이가 될 때까지 승부 일선에서 버티는 게 목표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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