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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70년 연구'처럼… 서울대생 인생 30년 추적한다

    강우량 기자

    발행일 : 2023.03.28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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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 연구결과 '행복 7요소' 제시
    서울대, 학부생 500명 대상 연구

    미국 하버드대는 지난 1938년부터 당시 2학년이었던 남학생 268명을 무려 70여 년간 추적 관찰하는 '종단 연구'를 벌였다. 당시 백화점 재벌이던 윌리엄 토머스 그랜트가 연구를 후원하며 '그랜트 연구'로 불렸다. 지난 2009년 미국 시사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Atlantic Monthly)' 6월 호에 처음 연구 결과가 공개됐고, 국내에는 2010년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을 통해 연구 결과가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연구진은 건강한 노후를 결정하는 행복의 조건으로 7가지를 꼽았다. 고통에 얼마나 성숙하게 대응하느냐와 교육,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과 금주, 적절한 운동, 알맞은 체중 등이다. 이 중 많은 요소를 갖춘 사람들이 더 행복했다는 것이다. 또 개인의 행복은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하며,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음으로써 얻게 된다는 것도 결론에 포함시켰다.

    이 연구처럼, 서울대가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서울대 학생들을 최소 30년 이상 관찰하며 한국판 '행복의 조건'을 찾아나서기로 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서울대 대학혁신센터(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학부생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버드대 연구 같은 '학생 종단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대 학생들이 사회 어느 분야에 진출해,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이 학부생을 대상으로 이런 연구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6월 말에 2학기 이상 재학한 학생 총 500명 이상을 모집해 연구를 시작한다. 이후 내년 입학하는 신입생들 중에서도 일정 인원을 모집해 연구 표본을 확대한다. 전공 등을 감안해 학생들을 골고루 모집해 설문조사 등을 통해 2년 주기로 이들의 삶을 추적한다. 학점 등을 통해 학업 수준을 파악하는 건 물론 대인 관계는 어떤지, 진로를 어떻게 발견하는지 등과 더불어 핼러윈 참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같이 국내외 대형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반영한다.

    센터는 작년 10월 한 차례 예비 조사를 벌였는데, 당시에 학생들에게 코로나로 인한 영향을 물었다고 한다.

    또 학생들이 수시와 정시 중 어떤 전형으로 입학했는지, 어떤 고등학교를 나왔는지, 대학 도서관에서 무슨 책을 읽었는지 등 다양한 지표를 조사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 입학처나 중앙도서관 등 학교 안 여러 기관에서 각종 데이터를 공유받기로 했다. 이준환 서울대 대학혁신센터장은 "서울대 교육이 학생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포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며 "특히 입학 전형 관련 연구는 장기적인 교육 정책을 수립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주체인 대학혁신센터는 서울대 자체 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며, 대외적으로 국공립대 협력 과제 및 고등교육 정책을 연구하는 곳이다. 이 센터장은 "매년 내부 보고서를 작성하며, 5~10년 후 첫 종합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단순히 좋은 직장을 찾아가는 것 이상으로,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서 공헌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교육하고 있는지를 반추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학생들이 장기간 조사에 응답하도록 유도하는 게 핵심 과제다.

    ☞하버드대 70년 연구

    지난 1938년 미국 하버드대 학부 2학년 남학생 268명을 대상으로 시작된 장기 종단(縱斷) 연구다. 종단 연구는 연구를 위한 별도 조작 없이 장기간에 걸친 실제 변화를 관찰하는 게 특징이다. 당시 연구 대상에는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등도 포함돼 화제가 됐다. 알리 벅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로부터 시작돼 찰스 맥아더 교수와 조지 베일런트 교수, 로버트 웰딩거 교수가 연구를 이어받았다. 세 번째 연구 책임자였던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지난 2009년 연구 결과를 출판했을 때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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