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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서 잡힌 권도형… 韓·美, 신병확보 경쟁

    유재인 기자 김정환 기자 뉴욕=정시행 특파원

    발행일 : 2023.03.25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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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포한 몬테네그로가 어디로 보낼지 결정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3일(현지 시각) 동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전격 체포되면서 그가 어느 나라의 법정에 먼저 서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권씨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가격이 99% 이상 폭락한 이른바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50조원 이상 투자 피해를 발생시킨 중대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는 작년 4월 출국해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피를 했는데, 한국과 미국 모두 인터폴을 통해 최고 단계 국제 수배를 내리고 수사관을 해외로 파견하는 등 권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문가들은 "권씨를 체포한 몬테네그로 사법 당국이 키를 쥐고 있다"고 했다.

    ◇'신병 확보' 경쟁 벌이는 韓美

    권씨는 지난 23일 오전 9시(현지 시각)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Podgorica) 공항에서 몬테네그로 경찰에 체포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권씨는 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하려고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가 붙잡혔다. 권씨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한미 수사 당국 모두 "우리나라로 데려와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작년 5월부터 권씨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24일 "법무부가 몬테네그로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검찰도 권씨가 체포된 직후 증권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그를 기소했고, 그를 뉴욕으로 송환해달라고 몬테네그로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한국에서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폭락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혐의 등을 받는다. 피해를 본 투자자는 28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달 16일(현지 시각) 권씨를 증권거래법상 사기 혐의로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고발했다. SEC는 "권씨가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할 때까지 가상 자산을 판매해 수십억달러를 벌었다"며 "투자자들은 최소 400억달러(약 51조8200억원) 규모의 손해를 입었다"고 했다. 또 권씨 회사인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 경찰도 권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몬테네그로 결정에 달려"

    몬테네그로는 한국, 미국과 모두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제법상 피의자를 송환할 국가는 '체포한 나라'에서 결정하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 AFP 통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은 24일(현지 시각) 권씨를 여권 위조 혐의로 기소했고, 몬테네그로 법원도 권씨를 불러 송환 관련 심리를 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어떤 국가의 요청에 따른 송환 심리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지 법원이 권씨 개인의 의사를 반영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일각에서는 권씨가 한국 송환을 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막대한 피해를 일으킨 경제사범에 대해 수백년씩 실형 선고를 하는 등 국내보다 형량이 높아서다.

    또 권씨가 한국이나 미국 어떤 쪽으로도 가지 않겠다는 '송환 거부 소송'을 내 시간 끌기 전략을 쓸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그가 위조 여권을 갖고 출국하는 불법행위를 하다 체포됐기 때문에 소송을 내더라도 현지 사법부가 신속하게 그를 송환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래픽] 권도형 어떻게 도주해왔나
    기고자 : 유재인 기자 김정환 기자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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